별이 뜨는 마을

이런 이웃들과 함께면 늙는 것도 괜찮을 듯하네요

순박한 마을에 살고 싶다
지루한 일상이 그냥 툭 건네는 말로도 하루가 너털웃음이 될 수 있는
그런 마을에 살고 싶다.

진철네 집엔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고
손주 내외가 다음 주에 놀러 온다고
벌써 분주한 얼굴로 자랑을 내놓고
다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웃이었으면.

날 선 도시의 오지랖이
여기서는 진심 어린 관심이 되는 이상한 마을.
한숨만 내쉬어도 "괜찮다. 다 지나간다" 하고 같이 숨을 보태주는 쭈그렁 얼굴들. 마음들.

춘선 이모, 인선 이모, 명선 엄마
함께 늙어 가는 삶이 서로 의지가 되어
한 발 한 발 노을로 물들여지는 삶.
이번에 은이 아부지 어디로 모신다고?

우리가 인사해 줘야지
누가 배웅해 줄거나?
"그 묫자리 잘 잡았다. 여기 자손들 다 잘 될 거라 걱정 말고 쉬셔. 그간 고생했소"
한 마디씩 거들며 한 두 방울 눈물 찍고 서로 토닥이는 오래된 사람들.

"야가, 어릴 때 아침마다 소쿠리 뒤집어쓰고
소금 얻으러 댕기던 근영이 딸이라?
아이쿠야 시상 빠르다. 벌써 그래 됐나? 무십다 무수와"

함께 웃고 낡은 옷에 눈물 훔치는
순박한 마을의 순박한 사람들과
모기향 피우고
밤새 이야기 나누었으면.

도시에 별들도 그 따뜻함이 그리워

차가운 척 삐친 척 질투하는
도시 말고 순박한 웃음과 눈물이 그렁그렁한 마을에서
같이 웃고 우는 그곳에 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