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일기

백업(Back-up)

by 세라

야구에는 이런 용어가 있다.

백업(Back-up)

사전을 살펴보면, 야구 따위에서 수비자의 실책에 대비하여 그 뒤에 다른 수비자가 대비하는 일이라 한다.

주전이 컨디션난조를 보이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사람.

선발이 부상을 당했을 때나 지쳤을 때 선수교체를 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백업이다.



백업은 야구에만 있지 않다.

우리 일상이 사실은 백업으로 인해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

부부 중 한 명이 야근을 하게 되면, 나머지 한 명이 빠르게 대처해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가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한다.

물론 부부는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모호한 편이다.

그 경계를 넘나들며 모두 주전처럼 필드를 뛰고 있다.

그러다 그 둘 모두가 지칠 땐.. 대체제가 없어 난감하다.



한편, 회사에서는 어떤가.

반드시 이 사람이 없어서는 안 된다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 사람은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고 모두 축하해 마땅할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백업이 없다면?

오롯이 혼자서 맡은 일을 감당해야 하고,

그의 부재는 팀에 큰 위기가 될 확률이 높다.

아프면 안 된다.

휴가도 위험하다.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떠안고 살아야 한다.

이 같은 경우는 성장에 대한 욕구와 일에 대한 욕심이 상당하지 않다면 견디기 어려우리라.

(사실 벼랑 끝 압박감은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KakaoTalk_20250611_073543587.jpg





나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가정과 회사에서 나의 백업이 부재하다는 생각으로 인해 힘들었다.

반드시 그 시간까지는 그 자리에 가서 나의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양쪽 필드에서 모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내가 없을 때 대체해 줄 백업이 없다는 절벽 같은 느낌까지 느끼니

몸이 위기신호를 보내왔다.

"네 백업은 없어. 네 몸은 하나뿐이야. 그러니 이제는 쉬어."라고.



누구에게나 백업은 필요하다.

나는 이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이고 하나로 온전히 반짝인다.

모두가 그렇다.

그 반짝임이 지속될 수 있게

모두에게는 백업이 필요하다.


-25.06.02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끼임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며..

작가의 이전글휴직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