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Back-up)
야구에는 이런 용어가 있다.
백업(Back-up)
사전을 살펴보면, 야구 따위에서 수비자의 실책에 대비하여 그 뒤에 다른 수비자가 대비하는 일이라 한다.
주전이 컨디션난조를 보이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사람.
선발이 부상을 당했을 때나 지쳤을 때 선수교체를 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백업이다.
백업은 야구에만 있지 않다.
우리 일상이 사실은 백업으로 인해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
부부 중 한 명이 야근을 하게 되면, 나머지 한 명이 빠르게 대처해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가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한다.
물론 부부는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모호한 편이다.
그 경계를 넘나들며 모두 주전처럼 필드를 뛰고 있다.
그러다 그 둘 모두가 지칠 땐.. 대체제가 없어 난감하다.
한편, 회사에서는 어떤가.
반드시 이 사람이 없어서는 안 된다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 사람은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고 모두 축하해 마땅할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백업이 없다면?
오롯이 혼자서 맡은 일을 감당해야 하고,
그의 부재는 팀에 큰 위기가 될 확률이 높다.
아프면 안 된다.
휴가도 위험하다.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떠안고 살아야 한다.
이 같은 경우는 성장에 대한 욕구와 일에 대한 욕심이 상당하지 않다면 견디기 어려우리라.
(사실 벼랑 끝 압박감은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나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가정과 회사에서 나의 백업이 부재하다는 생각으로 인해 힘들었다.
반드시 그 시간까지는 그 자리에 가서 나의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양쪽 필드에서 모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내가 없을 때 대체해 줄 백업이 없다는 절벽 같은 느낌까지 느끼니
몸이 위기신호를 보내왔다.
"네 백업은 없어. 네 몸은 하나뿐이야. 그러니 이제는 쉬어."라고.
누구에게나 백업은 필요하다.
나는 이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이고 하나로 온전히 반짝인다.
모두가 그렇다.
그 반짝임이 지속될 수 있게
모두에게는 백업이 필요하다.
-25.06.02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끼임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