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일기

아스팔트에 놓인 사랑

by 세라

오늘 버스를 타고 갈 경로를 사복사복 걸어갔다.

이리저리 재미난 간판을 구경하고 동네의 분위기를 느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길에

더 재미난 모습을 발견했다.



그곳은 직장인들이 많이 오가는 공덕동 먹자골목이었다.

골목길 식당 앞에서 말이다.

아스팔트 바닥에서 살아낸 상추 한 포기와 그를 어여쁘고 딱히 여기는 마음을 보았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어디에서나 자라는 잡초나 다름없이 볼 수도 있는데

이 식당 사장님은 그렇게 보지 않았나보다.



시끄럽고 쾌쾌한 대기의 한 가운데서, 그리고 뜨거운 지열이 이글거리는 바닥에서 태어난

이 친구가 가여웠나보다.

그리고 기특했나보다.

행여나 다칠까 테두리를 만들어주었다.

벽돌 네 장 덕분에 아주 근사한 보금자리가 생겼다.

보는 내 마음도 보송보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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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랑이 그런 걸까.

그의 작은 한 마디에도 대수로이 여기지않고 같이 마음 아파해주는 것.

조그마한 변화에도 알아채고 함께 놀라워해주는 것.

존재에 대해 애잔해하고 마음을 나눠주는 것.

나처럼 귀이 여겨주는 것.

그런 마음들이 사랑일까.



길 바닥 상추가 받는 사랑을 보았으니,

나는 우리집 커-다란 사람꽃에 담뿍 물을 주고 햇살을 비춰주고 영양제도 주러 가야겠다.

내 영양제는 포근하게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토닥해주는 것.

사랑해, 내 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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