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쉼표 찍기

by 세라


바쁠 때가 있다.

마음이 촘촘하여 틈 하나 비집고 들어오기 어려울 때가 있다. 무미건조하게 일어나 준비를 하고 회사에 가고 일상을 보내고 잠자고 일어나면, 생의 아름다움을 채 느끼지 못한 채 지나가버릴 때가 있다.


’아차, 이렇게 살다 가는 큰일 나겠구나.‘


하고 깨닫는다.

다행히 잠시 진정을 하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점심시간 짬을 내어 텃밭을 향한다.

가을장마 같은 이상한 날씨를 겪어내고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을까 살펴본다.

내 마음이 옹졸하고 작아져 있었을 때, 텃밭의 싹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한 뼘 두 뼘 성장해 있었다.

이웃 텃밭의 배추는 다 컸는데, 우리 텃밭의 배추는 아직 덜 자라고 반절은 벌레에 뜯겼다.

그럼에도 자라고 있다.

역시나 작물들을 보며 삶을 살아갈 자세를 배운다.



고수 싹
딜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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