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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Apr 14. 2021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땐 향을 바꿀 것

여행에서 실감나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공항에 도착한 순간이다. 무수히 많은 여행지를 다니며 공항에 내릴 때 그 도시만의 고유한 냄새를 맡으면서 비로소 여행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그 향기는 마치 그 나라만의 분위기와도 비슷해서 일본에서는 차분한 냄새가 흘렀고 치앙마이에서는 자유로우면서 동남아의 더위를 증명하듯 퀘퀘한 냄새도 함께 풍겼다.


출처 : 정유미, 얼루어 인터뷰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과거 행복한 순간을 떠오르게 하는 특별한 향이 있나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 있다기보다는 해외여행 갈 때마다 여행지에 도착한 첫날 향수를 꼭 하나씩 사요. 그러곤 여행 내내 그곳에서 산 향수만 뿌리죠.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 그곳에서 뿌린 향수 냄새를 맡으면 저절로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떠오르거든요. 그때 뿌린 향수로 인해 여행의 기억들이 저절로 떠오르니까 저에게 향수는 ‘기억’인 것 같아요.




잡지 <얼루어> 인터뷰를 통해 배우 정유미는 여행지에서 구입한 향수를 여행 내내 뿌리며, 그곳을 추억한다고 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여행지를 다니면서 여행을 추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 번도 떠올리지 못한 생각이었다.


예능 <대화의 희열2>에서 김영하 작가는 여행을 떠나면 각 나라의 기차를 꼭 타곤 하는데, 역에 들어오는 기차 소리를 녹음한다고 했다. 방송에서 일본 여행 중 녹음한 기차 소리를 들려준 적이 있는데 그 소리를 듣자마자 정말 일본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 여행지로 떠나면 정유미 배우와 김영하 작가가 각자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을 나도 한 번 써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여행은 지금까지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떠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여행에서 쓰지 못한다면 일상에서 써먹으면 된다. 가장 저렴하게 일상의 기분을 바꿀 수 있는 건 '향'이다. 정유미 배우가 썼던 향수는 너무 자주 쓰면 비싸니까(?) 그것보다는 저렴한 인센스를 써서 일상의 꿀꿀하거나 우울한 기분을 종종 바꾸곤 한다. 종류도 여러가지라 아침에 쓰는 향, 저녁에 쓰는 향, 스트레스 받을 때 피는 향. 시간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한 인센스를 나눠 쓴다. 


최근에 또 모셔온 HEM 인센스. 가장 좋아하는 건 White Musk.


앉아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 향을 피우고 나면, 평소에는 좀처럼 하지 않았던 심호흡을 여러 번 한다. 그러고 나면 향이 좋아서 그런지, 심호흡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둘다 해서 그럴까? 

기분은 전보다 훨씬 좋아진다. 단돈 몇 백원에 즐기는 좋은 기분이다.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땐 향을 바꾸자. 당신의 기분은 전보다 한결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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