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용마 May 23. 2021

불안은 행동의 시그널이다.

별 일 없는데 마음이 불안할 때가 있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해야할 게 분명히 있는데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해야할 것인지 무엇인지 모른다. 막연한 찜찜함이다.


찜찜함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어떤 일에도 쉽게 집중할 수 없다. 일을 하거나 책을 읽어도 마음은 불안한 곳으로 향해있지 지금 하는 일에 정신을 쏟기가 쉽지 않다. 정체라도 알면 어떤 조치라도 취할텐데 어떤 녀석이 나를 괴롭히는지 모르니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대부분의 불안은 행동의 시그널이다. 불안하다면 행동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막연한 찜찜함은 대부분 무의식 뒤로 숨어버린 불안에서 기인한다.


불안은 실체가 없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미루기도 쉽다. 언젠가는 해야겠지만 그 언젠가가 당장은 아니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미루고 또 미룬다. 내 삶에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면 꾸준할 수도 없다.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데 그 실체가 어렴풋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다행히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이미 무의식 뒤로 숨어버린 것이다. 그것을 다시 의식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과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인생은 너무 큰 그림처럼 느껴져 도대체 어떤 그림으로 완성되고 있을지 감이 오지 않지만, 하루는 작은 퍼즐이다. 쉬운 퍼즐도 있고 어려운 퍼즐도 있을텐데 쉬운 퍼즐부터 풀게 된다면 남는 건 어려운 퍼즐이다.


어려운 퍼즐을 풀면서 가끔 만나는 쉬운 퍼즐은 휴식이지만, 쉬운 퍼즐을 풀면서 닥치는 어려운 퍼즐은 역경이자 고난이다. 삶은 언제나 어려움을 지향해야 쉬워진다.


우리가 주말에 너무 게으른 이유는 정말 게을러서가 아니라 해야할 일이 있는데 하기 싫어서 미루는 행동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사람은 부지런해질 수 밖에 없다.


불안할 때마다 미루는 습관을 가진다면 일생일대의 기회를 앞두고도 불안함을 느낀 나머지 평소처럼 미루게 된다. 미뤄서 좋은 건 지금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대부분 미뤄서 생긴 시간은 게으름의 연료일 뿐이다.


나는 이 세상을 단 한 번만 살아갈 것이다. 그러니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거나, 누구에게든 친절함을 보여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하자. 미루거나 외면하지 말자. 다시는 이 길을 지나가지 않을 테니까.

스티븐 그렐렛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보고 듣고 느낀 것 중 가장 좋았던 콘텐츠를 정리해서 보내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