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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Jun 01. 2021

파타고니아는 왜 재킷을 사지 말라고 했을까?

책 <후크 포인트>, 브렌던 케인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돌릴 때 '동영상 3초 이상 조회'라는 항목이 있다. 3초 이상 조회해야만 그 콘텐츠를 의식적으로 본 것이라 인식하고 광고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3초는 광고뿐만 아니라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마찬 가지다. 제목과 썸네일을 보고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클릭할 것인지 말지 판단하고, 클릭하더라도 첫 문단(또는 영상)에서 매력적이지 못하면 몇 초도 안 돼서 뒤로 가기를 누른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든 사람들이 1초라도 더 볼 수 있도록 일명 '낚시'를 해야 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은 재밌거나 유익한 정보 위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1초라도 아껴야 한다.


콘텐츠라는 바다에서 계속 헤엄칠 것이냐, 잡힌 물고기 신세가 될 것이냐


소비자는 불필요한 정보에 시간을 아껴야 하고, (콘텐츠) 생산자는 그들의 시간을 1초라도 뺏어야 한다.


우리 재킷을 사지 마세요



우리 제품을 사달라고 애원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파타고니아는 역설적으로 '우리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제품을 마케팅했다. 이 슬로건을 보고 재킷을 구입하려고 쇼핑몰에 들어온 소비자는 과연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대부분이 클릭했을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후킹(Hooking)했을까? 


* 후킹(Hooking), 후크 포인트(Hook Point)는 수많은 소음을 뚫고 고객의 마음에 각인되는 상품, 서비스, 브랜드를 만드는 법이다. 이것은 단순히 누군가의 이목을 얄팍한 속임수로 낚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책 <후크 포인트>는 효과적인 후크 포인트 제작을 위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단어를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반영한다.

생각을 바꾸게 하고 예상을 뒤엎는다. (ex. 경고! 안전은 위험합니다)

이해하기 쉽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하도록 만들긴 해야 한다.

더 보거나 더 알고 싶게 호기심을 유발한다.

3초 이내에 이해해야 한다. 


파타고니아는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단 4 단어로 슬로건을 만들었고, 이 슬로건은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과 '자연보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재킷을 구입해달라는 다른 브랜드 사이에서 '사지 말라는' 메시지로 예상을 뒤엎게 만들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 슬로건을 통해 파타고니아 재킷에 대해 더 알고 싶게 호기심이 생긴다.


파타고니아는 이 슬로건을 내세웠던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가 끝나고 나서 2년 동안 40% 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소비자들은 사지 말라는 파타고니아의 메시지에 열광했고 역설적으로 파타고니아를 적극 소비한 것이다. 


사지 말라는 슬로건을 통한 파타고니아의 진심은 정말 사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왕 살 거라면 제대로 사서 오랜 시간 고쳐서 입자는 후크 포인트를 통해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한 것이다.  

 

사람들은 뭔가를 사는 것은 좋아하지만 누가 자기에게 사라고 하는 것은 싫어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저 사람이 장사를 한다는 느낌이 들면 관심도 싹 사라진다. 그런 것은 강한 후크 포인트가 못 된다. 그러니까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고객의 필요가 충족되고 결과적으로 당신의 필요도 충족된다. 분명히 고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도 후크 포인트가 통하지 않는다면 메시지를 더 간결하게 만들거나 표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책 <후크 포인트>


책 <후크 포인트>에 나왔던 문장처럼 사람들은 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물건을 사라고 강요한다면 무척이나 싫어한다. 


세상에 나쁜 제품은 없다. 단 필요 없는 제품만 있을 뿐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고객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팔리지 않는다. 제품을 잘 아는 마케터나 세일즈맨은 제품을 판매하지만, 고객을 잘 아는 사람들은 고객의 불편함을 제거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에 제품을 포함시킬 수 있으면 고객들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잡는데는 후크 포인트가 들어간 3초면 충분하다. 그러나 그 3초를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고객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후크 포인트는 고객의 관점에서 나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멋진 상품이나 서비스를 갖고도 대박을 못 터트리는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효과적으로 말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브라운스타인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은 보통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지. '남'의 브랜드, 상품, 사업에는 무관심하다. 그래서 마케팅할 때 계속해서 브랜드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지면 그들은 눈과 귀를 닫아버린다.

책 <후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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