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특이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딱 봐도 시간이 없는 사람은 시간이 없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가 괜찮겠어요?라고 물으면 '없는 시간 중에 내봐야죠'라는 마인드다. 뭐랄까. 전혀 빈틈이 없는 테트리스 블록을 꽉꽉 채워 시간을 쓰고 있는데 그 블록들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아주 작은 1칸, 2칸을 찾아낸다고 할까. 그런 모습을 보면 진귀하다.
반면 누가 봐도 시간이 많아 보이는 사람들은 항상 시간이 없다고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시간이 없진 않을 것 같은데요' 말하긴 그렇다. (친한 관계면 모르겠지만)
그럴 땐 질문을 바꾼다.
보통 몇 시에 출근, 퇴근하세요?
아침엔 뭐 하세요? 저녁에는요?
자기 전에는요? 주말 아침에는요?
이렇게 묻다 보면 꼭 빈틈이 발견된다.
그때 그 빈틈을 통해 '시간을 내보는 게 어때요?'라고 제안하면 유일하게 쉬는 시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시간은 원래 없어야 잘 돌아간다. 쓸 시간이 너무 많으면 사람은 늘어진다. 부족한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그 사람의 능력인 것 같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애초에 틀렸다. 시간은 원래 없는 거고, 그냥 시간을 낼 여유가 없는 것이다.
'짜증'이라는 표현에 수많은 감정이 숨어있듯이 '시간'이라는 단어에 수많은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안개를 걷어내지 않으면 시간은 언제나 잡히지 않는 적이다.
시간을 적으로 만들면 지금과 달라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