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회사들이 창업되고 있다. 저마다 큰 꿈과 비전을 가지고서. 1인이 스스로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원피스의 루피처럼 '너, 내 동료가 돼라.' 하며 공동창업자(co-founder)들을 모아 창업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이 공동창업자들은 회사 대표와 여러 가지 형태의 인맥으로 연결된 사람들일 것이다. 전 직장의 동료였을 수도 있고, 회사 선후배나 오랜 친분을 가진 친구일 수도 있을 것이고 과거 대표가 몸 담은 업계에서 알려진 사람들을 설득해 창업 초기 멤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겪은 환경은 이러했다. 1) 사회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2)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혹은 재학 중에), 3)동아리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창업한 케이스였다. 내가 합류하게 된 시점은 창업 만 6년이 지난 시점. 그 후 1년 3개월을 지나는 동안 이 회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동아리'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외부 인재 영입도 활발해 지고 내부적으로도 시스템을 갖추려 노력할 것이다. 물론 그러한 노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동아리'라는 단어가 키워드가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1) 불투명한 의사 결정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함에 있어 초기 공동창업자(그러니까 모 대학 동아리 멤버)들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외부에서 영입된 인력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는 없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며 모든 업무는 일방 지시일 뿐이다. 수평적인 소통을 강조한다는 스타트업 (심지어 채용 공고에도 수평적 소통이라는 문구를 꼭 넣는다)은 허울 좋은 소리일 뿐이다.
2) 대표 바라기
주요 보직자들은 대학 시절부터 그들의 리더였던 대표만을 바라본다. 대표의 생각에 반하는 의견을 내놓는 일은 없다. 수평적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지
않았던가?
3) 동류의식의 과잉
동류의식이란 자기가 속한 계층 ·집단을 다른 것과 식별하는 의식과, 자기를 둘러싼 일정한 사람들에게 공통되며 그 내적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출처 - 두산백과 두피디아)
시작점이 동아리라 그런지는 몰라도 동류의식에 기반한 집단사고에 매몰되어 있다. 자신들과 배경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저 자신들이 결정하고 '시키는 일'만 말 없이 해주기를 바랄 뿐. 그냥 그 학교 출신, 그 동아리 출신만 채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이 입에 맴돈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고인 물'이라는 말은 이럴 때도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잡플래닛에 올라온 짧은 글로 오늘 글을 마무리 하려 한다.
'스타트업이라는 가면을 쓴 하청 및 정부과제 전문 회사. 맨날 남의 것만 만든다. G대학교 패밀리. 능력은 안되는데... 대표바라기라 안타깝네요. 다들 여기서 나가면 어디 갈런지 정말 궁금. 스타트업인 척 안했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비전도 서비스도 없으니. 전 계속 하청 일만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