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 한 상황이 닥쳤을 때, 나는 어떻게 견디는가
대학생 때 스타트업 열풍이 불면서 처음 창업에 도전했어요. 그때는 아이폰이 나오고 스마트폰이 막 퍼지던 시기였고, 스티브 잡스를 숭배(?)하는 창업가들이 정말 많았죠. 저도 그중 한 명이었어요.
그때 가장 힘들었던 건 끝없이 터지는 변수들이었어요. 갑자기 동료가 그만둔다고 하질 않나, 긍정적으로 반응하던 거래처가 막상 계약하려고 하면 연락이 두절되질 않나. 문제 하나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또 해결하면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났어요. 그러다 결국 지쳐서 포기했죠.
그때는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사업이란 원래 그런 거였어요.
회사 생활은 따지고 보면 온실 속 화초 같은 거였어요. 온갖 변수를 걷어낸 안정적인 환경에서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됐으니까요. 그런데 사업은 달랐어요. 온실 밖에서 비도 맞고, 바람도 맞고, 때로는 태풍도 버텨야 하는 환경이에요.
이번에 미국 클라이언트에게 연락이 왔어요. 목표했던 것보다 참가자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거였어요. 저희가 노렸던 Gap Year 학생들의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게 원인이었어요. 그래서 학생 모집이 늦어졌고, 이미 학생들은 Gap Year 계획을 다 세워놔서 참가자가 적어질 것 같다고 했어요. 처음엔 당황했지만, 예전처럼 패닉에 빠지진 않았어요.
'또 하나 배웠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저를 보며 스스로 조금은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지털 마케팅 회사에서 일할 때도 비슷했어요. 광고주가 전략을 세우고 전달하면 저는 그 계획대로 광고 세팅을 했죠. 그런데 며칠 뒤 또 바뀌고, 겨우 조정하면 다시 바뀌고, 심지어 온에어 당일까지도 변경 지시가 내려왔어요. 처음엔 정신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 '아, 원래 이런 거구나', '또 바뀌겠지...' 하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어요.
첫 번째로 최악의 상활을 염두하는 것이에요.
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힘들었던 이유는 항상 최상의 결과만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원했던 결과가 아니었을 때를 위한 자원의 분배를 해놓지 못해 당황스럽고 문제 해결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보고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 여유자금을 남겨 놓는다거나, 시간을 벌어 놓거나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게 잘 안 되면 어떻게 하지?",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면 그땐 어떻게 대응하지?" 이런 생각을 미리 해두면, 막상 일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감정적으로도 충격이 덜해요.
사실 이번에도 최악의 경우를 좀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너무 들떠서 모집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걸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클라이언트의 소식을 들었던 순간 살짝 마음이 아팠어요.
두 번째로 중요한 건 "어떤 문제가 와도 결국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사실 회사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들은 늘 있었어요.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클라이언트의 돌발 요구, 기대보다 낮은 광고 성과. 하지만 결국 어떻게든 해결했고, 결국엔 지나갔어요.
그런데 신기한 게, 회사에서 일할 땐 당연히 해결하던 문제들이었는데, 막상 내 사업을 하니까 "이걸 내가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커지더라고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수많은 문제를 맞닥뜨렸고, 어떻게든 다 해결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이걸 깨닫고 나니까 불확실한 상황이 와도 덜 불안해졌어요.
완벽한 계획은 없고,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도 거의 없어요. 그렇다면 중요한 건, 불확실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 것인가인 것 같아요.
아직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당황하고,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아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사업이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걸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면 그에 맞춰 조정하면 되고, 새로운 변수가 나오면 또 해결하면 돼요. 어차피 모든 문제가 예상대로 풀릴 거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대신, 나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결국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만큼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이제 또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러 가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