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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봉봉 May 15. 2023

스스로 움직일 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책 "움직임의 힘"을 읽고

챗GPT가 등장하고 구글의 바드까지 등장하면서 우리는 AI에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면 원하는 답을 순식간에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계의 등장은 우리의 생각을 멈추게 할까요?

블로그에 하나의 포스팅을 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한 자료의 실증여부를 고민하고 편집하는 행위를 하는 게 무의미해지는 걸까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기가 막힌 약을 개발해서 하루에 한 알의 영양제를 섭취하면 1시간 동안 고강도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인간은 더 이상 운동을 하지 않을까요?


책 "움직임의 힘"을 읽고 난 뒤 제 생각은 "그 어떤 약이 개발되고 그 어떤 인공지능이 개발되더라도 인간은 결국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사유해야 한다"입니다.


켈리 맥고니걸이 쓴 "움직임의 힘"은 운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스스로의 몸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적어놓은 책이다. 맥고니걸 개인의 사례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들과 뇌과학, 의학 등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운동이란 행위가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 운동을 시작한 지 벌써 십수 년이 넘었다. 고백을 하자면 평균 체중보다 날씬했던 적도 있지만 청소년기 이후 20여 년의 인생 중 평균 체중을 유지한 기간은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기간을 과체중으로 살았고 5년 가까이는 비만인으로 살았다.


처음에는 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종의 중독에 가깝다. 마치 니코틴 중독자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불쾌한 것처럼 나도 장기간(2주 정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불편하고 마음이 불편하다. 책은 이러한 운동 중독을 담배, 알코올, 도박, 마약 중독과 달리 긍정적인 중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챕터 2 푹 빠지기) 오히려 여러 가지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치료의 방법으로 운동을 적극적으로 처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그럴까? 그건 인간이라는 종이 생존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DNA에 각인되어 있는 본능이라고 말한다. 현대 사회는 에너지 과잉의 시대이고 생존을 위해 음식을 구하기 너무나도 쉬운 세상이지만 인간이 살아온 수만 년의 세월 중 극히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 인간이 생존했던 대부분의 기간은 생존을 위해 움직여야 했고 사냥하기 위해서 채집하기 위해서 장시간의 움직임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래서 인간은 꾸준히 노력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했을 때 짜릿함을 느낀다.(챕터 1과 챕터 7) 

필자는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 올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두 차례 완주를 경험했다. 나름(?) 꾸준한 훈련을 통해 장거리에 단련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두 차례 모두 통증과 체력 부족으로 고생 끝에 겨우 완주를 하였다. 마라톤을 하는 순간 "내가 이걸 또 하면 미쳤다"라고 생각하지만 완주에 성공하고 나면 다음 대회를 찾고 훈련을 시작한다.


마라톤 대회를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격언이 "풀코스(42.195km)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이다. 이건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골인한 순간 느껴지는 그 짜릿함과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을 때 들려오던 함께 뛰던 동료들의 격려와 주로에 있는 시민들의 응원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결코 잊지 못할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경험이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걸 "움직임의 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움직임의 힘"은 운동과 몸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건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우리 뇌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유튜브와 각종 OTT 서비스의 출시로 우리는 너무나 쉽게 정보와 영상들을 즐길 수 있다.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도 있고 재밌는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집중력은 몹시 약해졌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 또한 약해지고 있다. 나 역시 책 한 권을 30분 동안 읽는 일이 쉽지 않다. 20분만 지나도 스마트폰을 열고 유튜브를 보고 싶고 게임을 하고 싶다. 뇌가 그런 자극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아마 점점 더 우리의 뇌는 그런 자극에 더 익숙해지고 숙고하고 천천히 뭔가 얻어내는 걸 힘들어 하게 될 것이다. 그럼 터미네이터에서 나왔던 스카이넷이 지배하는 세상이 진짜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가만히 눈과 귀로 영상을 보고 듣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책장을 넘기고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해 노트에 적어보는 훈련을 하는 것도 "움직임"이고 이것 역시 익숙해지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능동. 스스로 움직인다.는 말이다.

능동적으로 우리의 손과 눈과 귀와 뇌 그리고 우리의 몸을 움직일 때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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