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nghwan choi Dec 21. 2023

어느 단골집 #2

노트북을 들고 종종 커피를 마시며 잠시 일하러 오는 카페에 왔다. 마지막으로 온 지 한 달 넘었나? 최근 어쩌다 보니 올 일이 없었다.


여느 때처럼 커피 주문을 하고 있는데, 주문을 받던 스태프가 “오랜만에 오셨네요” 인사해 준다. 와 지난번 다른 단골집("어느 단골집" )에 이어서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사실 그냥 장사 잘하는 집의 멘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런데 내 뒤에 줄 서 있던 사람이 자기 차례가 되어 같은 스태프에게 “long time no see” 하며 반갑게 인사하는데, 그 스태프가 이번에는 “이 사람은 누구지?” 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 이로 봐선, 아무에게나 인사한 건 아닌듯했다 ^^


최근 줄곧 혼자 일해왔다. 팀 동료들이 있지만, 팀 동료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에 있고 시간대도 달라,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일하고, 밤에만 그들과의 업무 싱크업을 위해 회의를 하는 생활의 계속이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의 저자 짐 콜린스는 “누구와 일을 하느냐?”에 따라 행복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는데, 아무튼 '요즘 너무 오랫동안 혼자 일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차였다. 타국에서 일한 지 오래되어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나를 기억하고 있는 누군가가 내 생활 반경 중에 있다는 사실이 마음 구석 한편을 채워주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알려주는 느낌. 


감사한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 진로를 찾기 위한 네 가지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