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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현 Apr 01. 2016

모르는 것들을 알아가는 것

2016 3 22 

1.

세상엔 아직도 내가 모르는 행복이 얼마나 많을까.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대학졸업, 지루해질 만큼의 긴 연애, 결혼, 부모님과의 이별, 나의 반려자, 나의 아이 같은 것을 나는 모른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당연한것처럼 하고 있는 것들이 나에겐 당연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른다. 공부든 결혼이든 아직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남자가 아닌 여자와 평생을 함께 할지도 모른다. 아이가 아니라 개나 고양이와 노년을 맞거나, 내 배 아파 낳은게 아닌 아이를 의지하며 살지도 모른다.


무엇이 되었든 좋다. 뭐든 수많은 것들을 경험할 것이다. 

간혹, 별반 다를 바 없네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때론 권태가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인생의 또 다른 사건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그럴 것임을 확신한다. 늘 그랬었기에. 삶이 권태로워 질 때쯤, 더 이상 그 무엇에도 감동하지 않는다 절망하기 직전 쯤에-  무언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알지 못했던 감정이 덜컥,달려든다.



2.

그렇 듯, 

미래에는 아직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수많은 행복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지금의 나는 과거의 행복을 그리워 하고 있다.

삶에서 반짝거리는 순간은 이전의 내가 겪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기에, 처음 경험했기에 그토록 반짝였던 것이다. 지난 반짝임의 이유를 찾아 헤메며 과거로 돌아가려고 발버둥 칠 필요가 없다. 아니, 발버둥 쳐도 되지 않는 것.이다. 두번 다시 돌아 갈 수없다.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고 나는 다시 어려질 수 없다.


많은 것을 궁금해했고

많은 것을 알아왔고 알아갔고

그렇게 수많은 시간과 슬픔과 기쁨 사람을 거쳐

나는 간혹, 이제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사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고

앞으로 나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의 시간들처럼 

나는 많은 일을 겪겠지.


지난 시간들은 참으로 멋진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들을 알아갈 때

모르던 기쁨을 경험할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듣지 못했던 것을 듣고

새로운 음식의 맛을 알게 되고

느끼지 못했던 감촉에 닿고

숨겨진 향기를 의식하게 되거나

낯선 길을 걷고

하늘과 달과 별이 낯설도록 아름다운

그런 풍경을 마주하며

어찌어찌 살아왔다.


내가 살아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될까

그때 처럼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될까.

다시, 그럴 수 있을까.

그러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살아갈 이유가 생기고

살아갈 힘과 인내를 얻는다.



3.


살아있기를 잘했다 라고 생각했던 그 날의 풍경과 기분.

나는 그 순간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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