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 부부의 '은퇴 투자 헌법'

삶을 지키는 선택, 우리는 믿는다

by 낭만봉지 김봉석

우리의 투자는

돈을 불리는 구조가 아니라
삶을 지키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은퇴 후의 시간도
어느덧 2년째를 향해 가고 있다.


여행하며 사는 삶이지만,

자금을 외면한 자유는
결코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은퇴 전부터
얼마를 벌 것인가 보다


어떻게 하면

이 삶을 오래 이어갈 수 있을지를
더 많이 고민했다.


수많은 기록과 대화가 쌓였고
그 시간의 끝에서


은퇴 이후의 삶을 지탱할
하나의 자금 포트폴리오가
조용히 완성되었다.


그러나 2024년,
시장은 격정의 시기와 맞물리며
우리의 투자 방식에
갈등과 혼란을 가져왔다.


그때마다
우리는 한 문장을 꺼내
조용히 되새겼다.


'은퇴 투자의 성공은
높은 수익이 아니라
끝까지 유지하는 데 있다.'


이 문장은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고
투자의 방향을 잃지 않게 하는
우리만의 바이블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한 심지를 내리기 위해
우리는 규칙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은퇴 투자 헌법.'


우리에겐

근본 원칙을 정한 최상위의 기본법처럼


투자에 있어서

더 벌기 위한 선언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을 막기 위한

약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은퇴 투자 헌법]


제1조 (목적)

본 포트폴리오의 목적은 부의 극대화가 아니라 은퇴 이후 삶의 지속성에 둔다.


제2조 (자산의 역할)

① 주식 ETF는 시간과 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자산으로 한다.

② 배당 ETF는 생활비 확보와 심리 안정을 위한 자산으로 한다.

③ 채권 ETF는 위기 시 판단력을 보존하기 위한 자산으로 한다.


제3조 (금지 조항)

① 공포성 뉴스가 반복될 경우 자산 비중 변경을 금한다.

② 배당률만을 기준으로 자산 이동을 금한다.

③ “이번엔 다르다”는 판단의 사용을 금한다.


제4조 (인출 원칙)

① 인출은 배당 → 채권 → 주식 순서로 한다.

② 시장이 –20% 이상 하락할 경우 인출 금액은 자동 재검토한다.


제5조 (성공의 정의)

① 자산이 유지되고

② 부부의 일상이 지속되며

③ 밤에 잠을 편히 잘 수 있다면 해당 연도의 투자는 성공으로 정의한다.



우린 이 헌법을

시장이 흔들릴 때보다
감정이 흔들릴 때 더 자주 펼쳐본다.


그리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충분한 선택을 했다.


그 결과,
약 15퍼센트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크지는 않다.
그러나 안정적이다.


이 자산은
우리를 부자로 만들기보다
오래 함께 살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지금의 불안은
우리가 틀려서가 아니라
시장이 늘 그래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분간 예측하지 않기로 했고

지금의 선택에 만족하기로 했다.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어려운 행동이며
가장 옳은 행동이라 믿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은퇴 이후의 시간을 조심스럽게 지키며
우리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 낭만봉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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