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없는 투자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한때는
돈이 내 손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내가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투자설명회에서 사람들로 가득 찬 공간을 보며
나는 묘한 확신을 느꼈다.
“우와.. 사람들 봐! 이거 진짜 대박이네."
"다들 투자하려고 모였나 봐. 빨리 안 하면 기회 놓칠 것 같은데..”
아내에게 이런 말을 건네면서
스스로도 점점 열이 올랐다.
설명을 들을수록 ‘이번에는 다르다’는 착각이
단단해졌고, 망설임은 빠르게 확신으로 변해갔다.
‘이건 기회야. 놓치면 평생 후회할지도 몰라.’
그렇게 나는 아무런 분석도, 공부도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들어갔다.
나를 부추기는 이유는 다양했다.
‘다들 하니까.’
‘뭔가 있으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겠지.’
‘500% 엑시트? 이렇게 돈을 벌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근거 없는 기대는
나를 새찬 물살처럼 밀어붙였다.
처음엔 모든 게 순조로웠다.
계좌에 숫자가 늘어나는 걸 보면서 나는 감탄했고,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착각했다.
‘역시 나는 남들과 달라.’
‘감이 중요하지.’
이런 자만심이 나도 모르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몇 달 뒤, 시장은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그 모습은 마치 모래 위에 대충 쌓아둔 성이
바람 한 번에 흩어지는 것처럼 허무했다.
돌이켜보면 겉모습만 그럴듯했을 뿐,
기초도 없고 설계도 없이
감각만으로만 쌓은 성이었다.
그제야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나는 왜 투자했는가?'
'나는 무엇을 근거로 이걸 믿었는가?'
'나는 투자의 시기를 잘 알고 있었는가?'
대답은 모두 ‘아니요’였다.
나는 계획도, 원칙도 없이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 알았다.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잃지 않는 법을 아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시간이 흘러 빠른 은퇴 준비를 하면서,
다시 투자를 바라보게 됐을 때 나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져 있었다.
이번에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안전한 투자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해외의 유사사례 및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까?’
‘이 종목은 왜 오르는가?’
‘이 구조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등등
다양한 질문들을 붙잡고 공부했다.
그렇게 나는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작은 돌을 하나씩 쌓아 올렸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자 어느 순간 깨달음이 찾아왔다.
진짜 부는 속도보다 방향에 달려 있다는 것을.
지금도 누군가는..
“지금 아니면 늦어”라는 말에 흔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서둘러 쌓은 성은 언제든 무너질 준비가 되어 있다.'
'원칙 없이 번 돈은, 원칙 없이 사라진다.'
중요한 건 바로 앞의 손익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곧게 나아갈 수 있는,
원칙을 가지고 흔들림 없는 나만의 방향을 잡는 것.
그렇게 기초부터 견고하게,
부지런히 쌓아 가는 것이다.
모래가 아니라, 단단한 땅 위에서.
– 낭만봉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