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교사가 되고 싶어!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질문, "넌 꿈이 뭐니?" 어릴 적 선생님들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혹시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나요? 그렇다면 선생님이 된 지금은 어떤 꿈을 갖고 계신가요?
저는 꿈에 관한 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넌 꿈이 뭐니?”
“음...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전 꿈이 없는데요?”
학생들의 꿈이나 장래희망을 조사해야 하는 수업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미술 시간에 장래희망을 그리거나, 수학 시간에 그래프를 그릴 때도 장래희망을 주제로 삼곤 합니다. 진로 교육을 할 때도 꿈을 물어보고,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보면서 적성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급마다 꿈이 없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꿈과 장래희망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참 곤란하죠. 장래희망을 알아야 수업을 이어갈 수 있는데, ‘꿈이 없다’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는 여지껏 장래희망도 없고 그동안 뭐 했니?’ 하고 다그칠 수도 없는 노릇이죠. ‘그래도 하나만 생각해볼래?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며 달래듯 물어봐도 ‘생각이 안 나요’라며 생각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실시한 ‘2020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래희망이 없다’고 답한 초등학생이 무려 20%가 넘는다고 합니다. 중학생은 무려 3명 중 1명이 꿈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아무리 꿈꿔도 현실은 힘들다는 걸 이미 깨달아버려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기대 속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시대 속에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일까요?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게 꿈을 꾸지 못하게 된 걸까요?
돌아보면 저는 어릴 때부터 꿈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부족한 재능이지만 학원을 다니면서 태권도 선수를 꿈꿨고, 현미경을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어서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죠. 6학년 때는 즐겨보던 TV 만화(몬타나 존스)의 주인공이 보물을 찾아다니는 탐험가여서, 장래희망 그림을 그릴 때 고고학자가 된 제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우주비행사, 사서교사 등 끊임없이 다채로운 꿈을 꿨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불현듯 선생님이 되면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잘할 것도 같아서 장래희망으로 정하였습니다. 이후에는 학창시절 내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수업 중에 선생님들을 보며 ‘나 같으면 이렇게 가르칠 텐데.’라고 상상하거나, 존경하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에서 배울 점을 찾곤 했습니다. 시험 기간이면 공부하기 싫어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시험 내용을 요약해 알려주거나 예상 문제를 퀴즈로 내며 공부를 도왔습니다. 그게 참 즐거웠고 그래서 더욱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수능을 잘 치르고 교육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교대에서 배우는 피아노, 바느질, 강강술래와 같은 수업을 들었는데 참 재미있었습니다. 다양한 영역의 내용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실습을 해보니 학생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초등교사의 역할이 제 적성과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임용고시를 거쳐 드디어 고대하던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하기 싫은 공부에 억지로 교실에 앉아 있던 친구,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던 친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힘들어하던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큰 고민 없이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낼 수 있었고, 그 과정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명확한 목표, 즉 장래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참 불행해 보입니다. 초등 의대반부터 영어 유치원까지, 경쟁은 치열하고 부모들은 태아 때부터 대기를 걸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꿈꿀 권리조차 빼앗기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할 기회도 없습니다. 돈과 경쟁에 내몰린 사회의 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종종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 자신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세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무엇을 잘하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꿈을 찾아보세요. 여러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껏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세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재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기회가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꿈꿔보았으면 합니다. 꿈과 목표가 있는 사람은 같은 시간도 훨씬 의미 있게 보내고, 힘든 과정을 참아낼 수 있습니다.
꿈이 없다는 학생들 중에는 자아존중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학생들은 ‘난 못해. 잘하는 게 없어.’라며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고, 치열한 현실 속에서 꿈꾸기를 주저합니다. 우리는 이런 학생들에게 ‘넌 할 수 있어’라며 응원하고 자아존중감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이들이 스스로의 꿈을 찾아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