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교사가 되고 싶어!
제가 겪어보니 교사는 해야 할 일의 종류가 다양하고, 노력의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며, 사람과의 관계 맺기가 중요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적성에 맞지 않으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잘 가르치기만 해도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는 학생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학부모와 소통하며, 학급 분위기를 조성하는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행정 업무와 각종 행사 준비까지 겹치면서 일은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학부모들의 민원에 지쳐가다가도, 다음 날 수업을 위해 바느질 연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허탈감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교사라는 직업이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후 보람도 많이 느껴졌고,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상황도 이겨낼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초임 교사 시절에 극복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헤어짐이었습니다.
매년 3월이 되면 한 교실에서 새로운 아이들과 서먹하게 첫 만남을 시작합니다. 친해지기 위해 이름도 외우고 마음 열기도 합니다. 일 년간 학생들과 부대끼며, 미우나 고우나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쏟습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우리에게는 이별의 시간이 찾아오죠. 저는 사랑하던 아이들과 이별하고, 또 새로운 학생들을 아무렇지 않게 가족으로 맞이하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첫 실습을 나갔을 때, 아마 3학년 교실로 배정을 받았을 겁니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은 설렘 그 자체였고, 그들의 순수한 모습은 저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카메라를 들곤 했습니다. 실습이 끝나는 것이 아쉬워서 별도로 체육 시간을 마련하여 아이들과 마지막 추억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실습 때 일어났습니다. 두 번째 실습을 갔는데 새롭게 만난 학생들보다 6개월 전에 만났던 아이들이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새로운 학생들과 첫인사를 나눈 뒤에도 마음은 여전히 예전 교실에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서둘러 그 교실을 찾아가 아이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아이들도 저를 보고 너무도 반가워해 주었고 저도 그리워하던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새로운 아이들의 이름도 잘 외워지지 않았고, 이전 아이들과 조금씩 비교를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는 지나간 학생들과의 추억은 소중하게 간직하되,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 마음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제 마음이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적이라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만남을 진심으로 맞이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잘 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과의 이별이 쉽지 않았듯, 동료 교직원들과의 이별도 제게는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 사람들과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오래가는 스타일입니다. 저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셨던 교장・교감 선생님, 함께 있기만 해도 든든했던 부장 선생님, 힘든 순간들을 함께 이겨냈던 동료 선생님들, 만날 때마다 웃어주고 응원해 주시던 교직원들까지 많은 분들이 떠오릅니다. 그런 분들과는 헤어질 때마다 아쉽고 서운한 마음을 많이 느꼈었습니다.
교직 경력이 15년쯤 되니, 이제는 이별의 아쉬움이 무뎌지긴 했지만 여전히 힘듭니다. 그래서 항상 마무리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질 때는 편지를 써서 그간 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하고 언제나 응원하겠노라고 약속을 합니다. 함께해서 좋았던 교직원들과도 다음에 밥 한 끼 하자고, 다른 학교에서 또 만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하며 헤어집니다. 이별의 순간을 잘 정리해야, 새로운 만남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10년 전에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들을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약속을 잡은 날부터 매일 설렙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하지? 우리의 지난 추억을 기억하실까?’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떠오르네요. 그리웠던 동료 교직원들과의 만남, 불현듯 찾아오는 옛 제자의 반가운 연락들은 제가 교직 생활을 열심히 했기에 받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힘듭니다. 그 힘든 이별의 순간을 교사는 매년 경험해야 합니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이별의 순간이 어렵더라도, 빈자리를 잘 마련해 두어야 그 공간을 새로운 인연과 사랑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진심을 다한 이별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소중한 준비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