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번 세계여행’ 온책읽기 수업
[2장] 잘 가르치고 싶어!
저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 사회 교과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특히 역사에 대한 흥미가 남다른데, 도서관에서 역사책이나 역사 소설을 주로 빌리곤 했고, 역사 영화를 빠짐없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초등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역사 교육을 위해 역사교육학 대학원을 졸업했으니, 제가 역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회 교과를 좋아한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가르치는 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사회 교과는 우리 주변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목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용어도 어렵고, 내용이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쉬운 용어로 상세히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생김새가 다양합니다. 어떤 곳은 지대가 높고 경사가 급하지만, 어떤 곳은 지대가 낮고 평탄합니다.”
“선생님, ‘지대’가 뭐예요?”
“‘지대’는 특정한 지역이나 구역을 말하는데, 땅의 높이나 특징이 비슷한 곳을 의미해요.”
“그러면 ‘경사가 급하다’는 것은 무슨 뜻이에요?”
“‘경사가 급하다’는 건 땅이 갑자기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뜻이에요. 쉽게 말해 땅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곳을 말하죠.”
“그럼 ‘평탄하다’는 건 뭐예요?”
“‘평탄하다’는 것은 땅이 고르고 평평하다는 뜻이에요.”
“그래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나 보구나.”
이렇게 학생들이 용어의 뜻도 모르고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걸 보고, 저는 사회 교과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실제로 체험해 보는 학습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사회 현상을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사회 교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높아졌고, 학습 성취도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할 때는 사회 교과의 성취기준을 먼저 확인합니다.
[1] 사회 교과를 중심으로 한 온책읽기 수업
이번 장에서는 사회 교과를 중심으로 한 온책읽기 수업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사회 교과의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온책읽기 수업을 할 때는 적절한 도서나 영화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도서는 사회 교과의 핵심 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야 합니다. 다음 표는 사회 교과의 핵심 주제별로 활용할만한 도서나 영화를 추천한 것입니다. 그중 굵은 글씨로 쓰여있는 것은 제가 실제로 수업을 해 보았고, 해당 주제에 대해 수업하기에 적합했던 작품입니다.
[그림 1] 사회 교과의 핵심 주제별 활용할만한 도서 및 영화온책읽기를 할 때, 책의 글밥은 학생의 수준에 적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계 지리와 관련된 도서인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원작이 약 400쪽에 이르고, 내용이 복잡하여 초등학생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초등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양을 줄인 아동용 각색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인공의 나이가 학생들과 비슷하게 설정되면 더욱 몰입하기 쉽고, 줄거리가 흥미롭고 이해에 도움이 되는 삽화가 있는 작품을 고르는 것도 좋은 기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책과 영화가 연계된다면 더욱 풍성한 온책읽기 수업이 가능합니다.
[그림 2] ‘하루 한 번 세계여행’ 성취기준 모아 보기세계 지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제가 선정한 도서는 ‘하루 한 번 세계여행’입니다. 세계 지리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은 방대합니다. 각 대륙별 나라의 위치, 크기, 인구수, 국기, 문화, 전통 음식, 주요 관광지 등 다양한 지식이 넘쳐나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각 대륙의 특징과 대륙별 나라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삽화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수업에 적합합니다.
[2] 수업 진행 안내
[그림 3] ‘하루 한 번 세계여행’ 온책읽기 수업 계획이 수업은 대륙별로 책을 읽고 나라 퀴즈를 풀어본 후, 사회 교과를 통해 세계 지리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순서로 계획되었습니다.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 순서로 책을 읽으며 대륙별 주요 국가와 각 국가의 특징을 학습합니다. 다양한 퀴즈로 학습에 흥미를 높이고,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4] 세계 나라 퀴즈(예시)학생들은 대륙과 나라에 대해 배우면서 세계 지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도 함께 익혔습니다. 세계 지도와 지구본을 탐색하며 다양한 지도의 특징을 비교해 보았고, 실과 교과와 연계하여 디지털 영상지도인 구글 어스 활용 방법도 익혔습니다. 이를 통해 각 나라의 위치를 찾아보며 [6사07-02] 성취기준에 따라 여러 시각 및 공간 자료를 활용하여 세계 주요 대륙과 대양의 위치 및 범위, 대륙별 주요 나라의 위치와 영토의 특징을 탐색하였습니다.
구글 어스는 세계 지리를 학습할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다양한 지형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히말라야 산맥이나 그랜드 캐니언 같은 세계의 중요한 지역의 다양한 지형(산맥, 평야, 사막, 해안선 등)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글 어스의 좌표 기능을 이용해 경도와 위도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같은 세계의 주요 도시나 문화유산을 찾아보는 것도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입니다. 구글 어스의 거리 측정 도구를 활용하여 중국의 만리장성의 길이를 재어보는 활동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글 어스의 시간 슬라이더 기능을 사용하면 도시의 확장이나 빙하의 후퇴 등 도시나 자연환경의 변화를 시간대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5] 구글어스 퀴즈(예시)세계의 주요 기후를 학습할 때에는 날씨와 기후의 차이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또한, 대표적인 기후의 종류(열대 기후, 건조 기후, 온대 기후, 냉대 기후, 한대 기후, 고산 기후)를 학습할 때 백지도를 활용하였습니다. 교과서를 참고하여 기후별로 색을 다르게 하여 백지에 칠하고, 각 기후에 대한 설명을 적어보면서 학생들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후에 따른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하루 한 번 세계여행’의 삽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세계 여러 나라의 생활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나라별 생활 모습이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연환경, 특히 기후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이를 학습을 통해 유추해 내면 [6사07-03] 세계 주요 기후의 분포와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후 환경과 인간 생활 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온전한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6] 세계 일주 상품 소개 PPT(학생 예시)책을 모두 읽은 후, 본격적인 프로젝트 학습으로 여행사 직원이 되어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활동이 진행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국가를 선정하고, 각 국가의 특징을 조사합니다. 가능하면 대륙별로 한 국가 이상을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이후 각 국가를 소개하는 나라 카드를 PPT로 만들고, 세계 지도에 이동 경로를 표시하여 세계 일주 여행 코스를 제작한 뒤, 다른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며 수업을 마무리합니다.
“선생님, 구글 어스로 세계 여러 나라를 알아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다른 나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요.”
“저는 제가 계획한 것처럼 진짜 세계 일주를 해보고 싶어 졌어요.”
“물론 많은 시간과 돈이 들겠지만, 언젠가 여러분도 세계 여행을 할 날이 올 겁니다. 여러분이 활동할 무대를 우리나라에만 한정 짓지 말고 세계로 시야를 넓혀보세요. 세계 지리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나라에 대해 많이 알아보면, 나중에 세계 여행을 하거나 꿈을 펼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온책읽기를 통해 사회 교과의 주제를 중심으로 학습하면 학생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한 권의 책을 통해 통합적으로 학습함으로써, 학생들은 보다 깊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또한, 책과 관련된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교과의 내용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며, 학생들이 배운 내용과 자신의 삶을 연결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킬 수 있는 사회 교과 중심의 온책읽기 수업, 해볼 만하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