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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봉기 Jul 02. 2021

'탈일본 외치더니 오히려 탈한국이 왔다'는 보도

불매운동 외치더니 오히려 일본에 의존하게 됐다고 비꼬는 일본언론

사실 개인적으로 조국이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을 외칠 때나 불매운동만이 애국을 외칠 때 나는 거부감이 있었다. 당시 경제부 데스크이기도 했지만 경제적 관점에선 비경제성은 분명 부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각 나라가 자기가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부품을 만들어서 완제품을 만드는 사슬을 유지하는게 가장 큰 이익인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이 먼저 비경제적인 행동인 금수조치를 했지만 그걸 똑같이 비경제적 방식으로 되갚으면 우리 피해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건 그 뒤로 우린 생각보다 피해를 줄였고 일부 소재품목에선 기술자립의 성과도 올린 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 언론은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쳤는데...


韓国 反日不買運動から2年 “脱日本”進めたら世界が“脱韓国” - YouTube


근데 똑같이 일본언론은 ‘일본이 승리하고 한국은 오히려 일본에 더 의존하게 됐다’고 의기양양하게 외친다. 바로 이 보도가 대표적인데...(근데 하필 우리 회사 사옥에 있는 사무실에서 일본 특파원이 한 보도다.-.-)

공교롭게 전반부는 우리 언론보도와 같은 수치를 인용한다. 2019년이후 한일의 수출입 비교...근데 우리 언론이 불화수소 같은 소재부품에서 일본 의존도를 줄였고 소비재도 지금은 일본 수입이 다시 좀 늘긴 했지만 여전히 일본의 수출규제 전보다는 줄어서 일본의 피해가 컸다고 보도한 것을 이 일본 후지티비의 보도는 똑같이 반대로 보도한다.


‘불화수소는 일부 수입이 줄었지만 다른 소재는 거의 그대로고 특히나 중간재 수입이 급증하면서 일본에의 무역적자는 더 커져서 탈일본 외치더니 오히려 일본 의존도가 커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강조한 부분은 무시하고 우리가 무시한 부분은 일본언론은 강조한 것이다. 뭐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본다. 뭐 우린 이런 언론의 ‘기술’에 이미 익숙하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가 일본을 이겼다’는 결론도 사실은 ‘지지 않고 오히려 반격은 가했다’ 정도가 맞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보도의 후반부를 가면 점점 이야기가 세지다 못해 날아다닌다.. 노재팬은 젊은층의 일시적 트렌드여서 바로 꺼졌다라든가 한국 언론도(아마도 남조선일보) 노재팬이후 오히려 일본 의존도가 커졌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열심히 우리 일부 언론을 인용해 한국을 비판한다. 그러더니 급기야 훨씬 보다 참신한 내용이 나온다. 


‘일본 뿐 아니라 세계가 탈한국하고 있다’ 즉 한국을 전세계가 따 시키고 있다는 것. 일본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도 한국에의 투자를 20이나 30% 줄였고 이 이유는 기업경영을 옥죄는 한국의 법률 때문이라고 보도한다. 그러면서 근거는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이라고 한다. 물론 남조선일보류 기사를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엔 특이하게 출처를 밝히진 않았다.

  근데 참신하긴 하지만 참 말이 안되는 게 일단 이런 비교를 하려면 미국과 유럽이 한국에의 투자를 2,30% 줄였지만 일본에의 투자는 별로 안 줄였다는 식으로 다른 나라에의 투자수치를  비교해야한다. 사실 작년은 코로나 때문에 모든 나라가 대외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그런 다른 나라와의 비교는 안 나온다. 


  그렇게 진행되던 이 보도, 결론은 더 참신하다. 한국이 일본불매운동을 하는 바람에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의 투자를 줄여서 결국 한국의 일자리를 스스로 줄이는 골 때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꼬고 있다. 우리나라 고용사정이 안 좋긴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 때문에 안 좋아졌다는 건 참 참신 발랄한 논리전개다 . 사실 올해 경제 성장률도 한국은 4.2%를 예상하지만 일본은 올림픽에도 2퍼센트 후반이란 점에서 이런 말을 하긴 참 남사스러운 것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이렇게 정반대로 보도하는 한일언론의 양상은 참 우려스럽다. 이래서는 두 나라 국민의 악감정을 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현실을 보는 창들이 왜곡돼 있어서야 어떻게 현실의 꼬인 문제가 풀릴 수 있겠는가...

  뭐 근데 한 가지 더 잔소리 하자면 이 보도만 놓고 보면 솔직히 우리 기자들보다 일본 기자들의 상상력이 더 풍부한 것 같긴 하다. 적어도 우리 언론기사에서 이렇게 일본이 자신들의 실책으로 전세계의 투자가 줄었다거나 고용도 줄었다는 식의 논리전개까진 하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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