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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봉기 May 28. 2021

상호주의 무시하다 덫에 빠진 일본

'콩나물 시루 도쿄 한국인학교'와 독도, 북방 4개 섬

일본에 대해 애증(애가 한 70%고 증은 30% 정도지만)을 가진 나로서도 좀 이해가 안 되는 건 일본이 ‘상호주의’를 어기는 모습을 보일 때다. 


이번 독도표기문제도 우린 평창올림픽때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지웠는데 일본은 이번에 지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복잡할 것도 없는 상호주의 위배다. 그런데 사실은 상호주의 위반이 또 있다. 그것도 대상이 어린 학생들이란 점에서 더 나쁜 일인데...



우리 회사 근처에 있는 일본인 학교, 새로 지은 건물에 운동장도 충분히 넓은 면적이다. 서울시가 새로 건설한 상암동 DMC내의 택지를 싸게 공급해 준 덕에 아주 좁은 강남 개포동에 있던 일본인 학교가 이전했던 것이다. 그 직후 마스조에 도쿄 도지사도 서울시의 은혜를 갚는다며 좁은 도쿄의 한국인 학교를 신주쿠의 넓은 부지로 이전하게 도와주기로 했고 거의 진척이 됐으나...


상암동의 일본인학교


극우파 코이케 유리코 지사께서 당선되면서 이 계획을 다 엎어버렸다. 그래서 서울의 일본학생들은 쾌적하게 공부하고 있지만 도쿄의 한국학생들은 운동장도 없고 교실도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간단한 상호주의를 이렇게 어기는 일본이 참 이상한데 넓게보면 ‘과거사를 잊고 정상국가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 마당에 자꾸 과거사를 건드는 한국에겐 ’특별대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요즘 일본 정치의 대전제인 듯 하다. 


그런 점에서 이 독도문제도 ‘상호주의의 위배’란 관점에서 한번 잠깐 다시 들여다보고자 한다. 최근 발간된 ‘일본의 굴레’란 책의 끝부분에서도 영국인 저자는 제3자 입장에서 영토문제에 관한 일본의 딜레마를 짧게 지적한다. 독도, 센카쿠열도, 북방 4개섬(쿠릴열도) 이 3개 영토분쟁이 결합돼 일본이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저자는 이 3개 섬 중 독도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 즉 가장 싸울 것 없이 한국 땅이란 점을 제3자적 입장에서 지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 3개 섬 문제를 나도 잠깐 들여다보니 일본이 모순에 빠져있는 걸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러시아에게 돌려달라고 싸우고 있는 북방 4개 섬의 경우는 러시아에 대해 주장하는 일본의 논리가 독도문제에서 자신들의 논리를 부수는 형국이다. 2차 세계 대전 말미에 일본이 힘이 없을 때 당시 소련이 가장 먼저 차지한 일본 영토이고 이후 샌프란시스코조약에서 식민지 빼고 나머지 일본 땅은 돌려받기로 했으니 당연히 소련이나 이후 러시아가 일본에게 그 섬들을 돌려줘야한다는 것이다. 자 이 내용을 읽어보면 다들 끄덕일 것이다. 러일전쟁 직후에 이미 다 힘 잃어 식민지 되어가던 한국에서 가장 먼저 뺏어간 섬이 독도다. 해방된 후에는 우리가 당연히 다 돌려받아야 했던 영토에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 일본이 러시아에 북방 4개 섬 돌려 달라한 논리대로라면 말이다.

  중국에게 센카쿠열도를 넘보지 말라고 하는 일본의 논리의 가장 첫 번째는 현재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으니 일본 섬이고 괜히 분쟁 일으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말할 수 있다. 현재 독도를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으니 일본은 괜히 분쟁을 일으키지 말아야한다. 일본이 중국에 주장하는 논리대로라면 말이다. 


결국 일본은 영토분쟁 중인 3개 섬 문제에서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그러면서도 그저 이 3개 섬 중 한 곳에서라도 지면 다 진다는 그런 생각으로 그저 구별없이 독도건, 북방 4개 섬이건 센카쿠 건 똑같은 강도의 주장만 펼치고 있다. 그런 방법으론 일본은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겠지만 우리도 이런 일본의 모순을 파고들어서도 공격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적어도 영토분쟁에 있어선 그게 독도 건 북방 4개 섬이건 센카쿠열도 건 간에 다 전체적으로 일본이 논리가 없다는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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