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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봉기 Apr 28. 2021

일본의 온실가스 삭감목표 '46%'의 쿨한 근거

한국보다 낫다고 칭송받은 46% 숫자를 만든 '고이즈미'의 쿨함

 지구의 날을 맞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기후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거기서 일본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기존의 26%에서 대폭 늘려서 2030년까지 46%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상향목표치는 연말에 유엔에 제출하겠다며 이번엔 내놓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아쉽게 볼 수 있는 대목이긴하고 실제로 남조선일보 등은 일본은 목표치를 70%p나 대폭 올렸는데 우린 미뤄서 바이든에 ‘찍혔다’고 크게 보도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내에서도 이 46%감축이란 숫자에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로 치면 산업부인 일본의 경제산업성 등에선 “아무리 노력해도 20% 후반이 최선인데 도대체 어떻게 나온 무리한 숫자냐”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합니다. 이에 일본의 TBS 방송이 그 숫자를 내놓은 고이즈미 환경장관에게 단독인터뷰를 시도했는데...의외의 ‘쿨한’ 답변이 나왔습니다. 


(TBS의 인터뷰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0IKVb2fIxxc&t=31s


“뚜렷이 보인 건 아니지만 실루엣이 떠올랐다”

“46%이란 숫자가 여렴풋이 떠올랐다”


라는 겁니다. 동영상을 보면 더 아시겠지만 이 쿨한 답변에 기자의 눈마저 ‘덩그래’ 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쿨하기만 하고 전혀 근거가 없다면 ‘본좌’가 되지 못하겠죠. 고이즈미 장관은 나름 근거를 말하는데 바로 태양열입니다. 창밖을 보라며 새로 생긴 빌딩들 옥상의 풍경을 바꿔놓겠다고 말합니다. 바로 태양열 패널들로 채우겠다는 거죠. 그렇게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하자 기자도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합니다. 


  재생에너지만으론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울텐데 그래서 원전활용을 늘려야하지 않냐는 것. 현재 일본의 원전 36기 중 가동중인 건 9기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중단된 상태이기에 가동을 늘리는 건 쉽고 그러면 쉽게 에너지수요를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이즈미 장관은 의외로 강하게 그러진 않겠다는 답을 내놓습니다. 일단은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게 먼저고 태양열이 안 되면 풍력 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아버지 고이즈미 전 총리가 현재 반원전운동에 뛰어들어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는 대답입니다. 엉뚱하고 쿨하면서도 일관된 힘을 보여주는 고이즈미 신지로...이미 인터넷 세계에선 이른바 ‘펀쿨섹좌’라는 별명까지 얻은 유명인사이긴 합니다. 우리회사의 동영상채널 ‘14F’에서 이미 이 현상을 다룬 적 있습니다. 


https://imnews.imbc.com/original/14f/5893947_29052.html


  우리 보수언론들이 정부를 때리기 위해 열심히 인용한 일본의 ‘46% 감축’이 이렇게 ‘고이즈미 본좌’의 머리에서 ‘어렴풋하게 떠오른’ 것이라는 건 꽤나 어이가 없이 느껴지는 일입니다. 물론 기사 쓴 기자들도 모르거나 신경쓰진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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