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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콩 Nov 12. 2023

중소기업은 안 좋다?

 내 첫 회사는 소기업이었다. 수입은 있어야 했고, 스펙이 훌륭한 것도 아니다 보니 일단 경력을 쌓고 점차 규모가 큰 회사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안되면 중고신입으로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취업부터 한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듯이 이 선택또한 장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장단점을 이야기하려 한다.


 첫 번째, 일을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업무 범위가 넓다.

 작은 회사의 경우 해야 하는 일의 범위가 넓다. 특히 이는 규모가 작을수록 더 심하다. 토목의 경우 도로, 수자원, 상하수도, 구조, 토질 등등 분야가 다양하다. 그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업무의 범위가 나눠져 있다. 하지만 작은 회사의 경우 그 일을 나눠할 인원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일을 배우는 범위도 넓어지고 배우는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대신 규모가 커질수록 한 분야, 한 공종만 맡아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전문성은 깊어지게 된다.


 두 번째, 자유로운 분위기로 일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연봉은 알다시피 대기업이나 공기업보다는 적다. 또한 수도권의 회사와 지방의 회사의 연봉차이도 크다. 하지만, 대신에 간단한 개인업무 같은 경우 근무시간에 짬을 내서 다닐 수 있다.(업무, 병원 등) 연차나 반차를 쓰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지만(사실 이게 원칙이긴 하다).


 셋째, 회사가 크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인원이 적은 회사가 점점 사람이 늘어나고, 체계가 잡히면서 회사도 나도 함께 성장해 가는 기분이 든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고 고생하는 일도 훨씬 많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단점은 이야기 안 해도 다들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첫째, 보수가 적다.

 앞서 말했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있다. 추후에 말할 것이지만, 성별의 차이도 있었다.


 둘째, 직원 간의 친밀도가 높아진다.

 이건 기업의 차이가 아니라 구성원이 차이가 높을지도 모르지만, 직원 간의 친밀도가 높아진다. 좋은 일도 함께, 나쁜 일도 함께 하다 보니 친밀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회사 복지의 차이가 있다.

 회사 복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일,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을 챙겨주던지, 문화비를 준다던지, 법적으로 정해진 휴직기간을 잘 지켜준다던지. 그렇지만 규모가 작은 경우 그런 복지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야근수당과 특근수당처럼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수당조차 없애는 경우도 많았다. 나도 면접 볼 때 출산휴가, 육아휴직은 다 줄 수 없다는 곳도 있었으니까. 그런 걸 보면 복지가 좋은 회사는 찾기 어려운 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 큰 회사와 작은 회사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누가 봐도 대기업과 공기업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도 시기에 맞춰서 조건에 맞춰서 입사를 했지만 주변에 친구들을 보면서 많이 부러워했던 적도 있다. 휴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집에서 취업준비를 한 뒤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의 회사에 취직하는 것을 보니 부러웠다.  나도 좀 더 시간을 가졌어야 했나, 바로 취직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쏟아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게 내 선택이었고 지금 자리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배우면서 능력이 커지면 더 좋은 회사로 옮기자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난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친구들 중엔 대기업을 갔어도 행복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공기업에 있어도 힘들어하는 지인들을 때문이다. 이 일을 하면서 힘들고 지치는 일도 많았지만 일하면서 뿌듯하고 보람 있었던 일이 훨씬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첫 회사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그 의견엔 동의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공기업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앞으로 써 내려갈 내용들이 사회고발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그 상황에서도 내가 보람을 느끼고 성장했기에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에 있던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느냐에 따라 나의 성장도 달라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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