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넨 덥지도 않니???'
날씨가 추워지면 질문이 바뀐다.
'너넨 어디가 제일 따뜻하니?'
나는 손발이 차가운 전형적인 수족냉증이다. 몸은 더워서 어쩔 줄 모르는데 발은 시려워서 항상 담요나 슬리퍼로 발을 감싸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좀 더 따뜻하게 발을 녹일 곳을 찾곤 했다. 그런 고민들은 봉콩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사라졌다.
왜냐고?
봉콩이들이 누워 있는 곳이 제일 따뜻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누워있는 곳은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거나 보일러 배관이 지나가는 곳이다. 지금도 봉콩이들이 누워있는 곳을 만지면 명당이 따로 없다.
처음 함께 했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고양이들은 따뜻한 곳을 정말 기똥차게 찾는다. 외풍이 심해 기름난로를 켰던 주택에서부터 지금까지 쭈욱.
공기에 차가운 기운이 올라오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이불 위,
날씨가 조금 더 추워져서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할 때쯤 보일러를 돌리면 그중 가장 따뜻한 곳을 찾아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엎드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집안 가득 훈훈한 공기가 가득 차면 슬금슬금 한쪽방향으로 돌기 시작해 결국 배를 내보이며 비로소 쩍벌묘가 되어버린다.
그런 모습에 실소를 하면서도 얼마나 따뜻하기에 저렇게 편하게 있을까 싶어 몸 밑으로 발을 꾸역꾸역 집어넣기도 하고 인형을 안는 것처럼 기분 좋게 봉콩이들을 안고 옆에 눕기도 한다.
따뜻한 곳을 찾으면 언제나 무장해제되는 냥이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편안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겨울에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갔을 때의 그런 편안함과 함께 찾아오는 기분 좋은 나른함.
이런 모습을 통해 내 마음에도 온기가 가득 차오르는 것을 보며 올해도 따뜻하게 보내려고 한다. 모든 공간이 봉콩이들과 나의 명당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