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설주(門柱)

길을 걷다 만난 생각

by 봉림숲

문설주(門柱)


삼 년 터울인 첫애와 둘째,

고등학교 졸업까지 내리 6년을

아내는 귀갓길에 매번

애들 학교 정문 문설주에 가서

아이들 모두의 안녕을 기도하고 돌아왔다


교정지기 문설주는 아이들을 기억한다

입학식 날 긴장하던 앳된 얼굴들

등하굣길 무거운 책가방 멘 애처로운 발걸음들

졸업식 날 마지막 기념 촬영하고

사회로 떠난 뒷모습들


정문 문설주는 어른들을 기억한다

아이들 수능시험 치르던 추운 날,

닫힌 출입문에 종일 서서 두 손 모았던 엄마들

늦은 밤 정차해 놓고 반쯤 잠긴 눈으로

아이들 기다리는 부모들


교정 입구 츤데레 문설주는 기억하고 있다

고민을 짊어지고 내디디는

아이들의 발걸음과 얼굴들

찬 대리석 몸에 손 올려 새겨놓은 엄마들의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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