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未安)

길을 걷다 만난 생각 2

by 봉림숲

미안(未安)



오랜만에 삼일을 집에 와 쉬었다 떠나는 대학생 딸이 버스 안에서 문자를 보냈다 이제부터 한 달 생활비 십만 원 줄여서 달라고. 기온이 뚝 떨어진 가을밤이 문자에 파고들까 걱정되어 나는 괜찮다는 답글에 하트 이모티콘과 ㅎㅎ자음 땔감을 잔뜩 넣어 군불 지펴 날렸다 이제부터 돈을 적게 써야겠다는 단호한 다짐이 돌아왔다. 예쁜 가을옷 한 벌 보름치 끼니 때우면 사라질 빠듯한 생활비를 두고 둘은 각자의 과소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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