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routine) (1)

행복 순간포착

by 봉림숲

루틴(routine)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 하는 과정을 습관이라고 한다. 누구나 좋든 그렇지 않든 나름대로 여러 가지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 요즈음은 사람들이 루틴이라는 말을 더 선호하는 거 같다. 루틴(routine)은 사전적 표현으로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습관이라는 말 대신 루틴이라고 쓰기로 한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어떤 루틴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동경의 마음을 갖거나 본인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가령, 본인이 선호하는 어떤 운동을 꾸준히 한다거나 목표하는 독서량을 채운다든지, 음악 활동을 하는 등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루틴에 도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루틴을 통해 인생이 완전히 바뀌기를 원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루틴이라는 게 나태한 자신을 가다듬는 행위이므로 그 자체로 만족하고 싶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자기만족일까? 어쨌든 분명한 것은 루틴을 통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나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 일 것이다.


나는 긴 시간동안 해오고 있는 루틴이 몇 가지가 있다. 부족하지만 나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서두에 미리 말해두지만 나의 루틴으로 인해 내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얼마나 비약적인 성장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SNS에 루틴을 실천하는 많은 영상들이 올라오는데 몇 달 만에 당장 어떤 큰 변화가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 영상도 많다. 하지만 나의 네 가지 루틴 모두 회고해 보면 결단코 몇 개월이나 일이 년 했다고 삶이 변화되지는 않았다. 루틴은 어려운 행위이며 당장 생활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어느 시점이 되면 지쳐서 흐지부지하게 되고 텐션을 받은 스프링이 제자리로 돌아가듯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루틴은 그만큼 유지하기가 어려운 긴장된 행위인 것이다. SNS의 동영상 몇 편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즐기다가 지겨우면 그만두면 되겠지만, 내 삶을 변화시켜 보고자 시작하는 루틴이라면 그런 마음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금융에 복리가 있듯이 습관에도 복리가 있다. 복리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시점은 최소 10년부터이다.


딸은 나에게 이런 말을 가끔 던진다.

"아빠! 그건 집착이야!"

나는 루틴을 좀 집착적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무조건 매일 할 것!'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장례가 있거나, 수술을 하거나, 회사에서 날밤을 새거나 상관없이 '무조건 매일 할 것!'

그렇게 했던 이유는 나라는 존재는 루틴을 실천할 때 하루, 이틀의 공백을 두면 어떤 핑계든 끌고 와서 루틴을 미루려는 게으른 습성이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운동은 일주일에 3번, 독서는 일주일에 한 권과 같은 날짜의 여백이 있는 목표는 나에게는 결코 성공적인 실천이 되지 못한다.


나는 일기 쓰기, 독서, 운동, 성경공부 이 네 가지를 무조건 매일하고 있다.

매일 일기 쓰기는 2012년도부터 시작을 했다.

매일 운동은 2020년도부터 시작을 했다.

매일 독서는 2020년도부터 시작을 했다.

매일 성경공부는 2020년도부터 시작을 했다.

지금은 2025년도 11월 마지막 날이다.


매일 일기 쓰기 루틴을 성공하다 보니 자신감을 얻게 되어 나머지 3개를 추가하게 되었고, 한 두 개 더 추가하려고 해 보니 하루 24시간에 더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었다. 하루 동안 4개의 루틴을 달성하려고 하면 모임이나 회식에 나가서 오랫동안 있는 건 물론이거니와 TV 시청 같은 느슨한 시간이 끼어들게 되면 치명적인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참고로 위의 루틴을 실천해 오던 시기에 나의 직장 생활은 극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거나 회사에서 날밤을 지새운 일도 많았다. 4년 내도록 그랬다. 어떤 한 해는 주말 없이 회사에 매여 설날 당일 하루 쉬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위의 4가지 루틴을 지켰다. 루틴을 실천하기 전의 시간을 돌아봤을 때 바쁘다는 이유는 단지 핑계였다.


이런 루틴을 실천하면 내 삶이 어떻게 변화될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냥 하기로 마음먹고 미친 듯이 해온 것뿐이다. 일기 쓰기는 어제 일도 잊어버리는 하루살이 같은 기억력인데 긴 인생 살아가며 기록 하나 남기지 않는다면 내 인생에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을 했다. 독서는 투자해서 돈 한 번 벌어 보고자 투자서적 백권 읽기 도전을 하다 보니 루틴이 되었다. 운동은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고 나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해서 시작했던 거고, 성경공부는 크리스천이라는 자가 성경 지식이 너무 없어서 시작했던 게 그 이유다. 루틴 모두 엄청나게 위대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던 건 아니었다. 자칫 인생에 어떤 성공을 하게 된다면 이런 이유 때문 일거라는 확증편향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루틴은 그간 나의 성실함과 인내, 긍정적 삶을 살아왔다는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래도 위 4가지 루틴을 오랜 시간이어오면서 내 삶은 좋은 방향으로 많이 변화되었고 주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2편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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