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가 디자인을 배우다>를 읽고
북디자이너 정병규 선생님은 '디자인은 설계'라고 했습니다.
오오다케 마코토라는 사람은 '디자인은 생활'이라고 하는군요.
일상에서 흔하게 쓰고 있는 '디자인'을 또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책을 공유할까 합니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시마다 아쓰시 편저, 디자인하우스 간, 2003년 9월)에 실린 '거리로 나가 디자인을 배우다'(오오다케 마코토)라는 내용입니다.
디자인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꽤나 유명한 책인 것 같습니다.
'여행 기획' 관련 강의에서 참고 자료로 복사해 나눠주신 내용을 옮겨 적었습니다.
오오다케 마코토는 현장=생활=거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네요.
아래는 발췌 내용입니다.
'현실은 소설보다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있다. 살아 있는 사실에 눈을 돌려 그 현장에서 몸을 부대끼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디자인을 배울 때도 이 말이 적용된다.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들에게 '현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얼굴이 각각 다르듯이 사람들의 생활도 모두 다르고 변화무쌍하다. 그 다양한 생활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디자인은 우리들의 생활과 폭넓게 관계하고 있다. 디자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곧 생활을 생각하는 것이며, 생활을 바꾼다는 것은 곧 디자인을 바꾸는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과 생활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생활이라는 '구체적인 책'을 교과서라 생각하고 디자인 훈련을 해보자. 훈련의 첫걸음으로 다양한 생활 현장인 '거리'를 걸어 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걷는 훈련 / 보는 훈련 / 접하는 훈련 / 읽는 훈련 / 모으는 훈련
(중략)
거리에서 배우는 훈련은 '걷고, 관찰하고, 접하고, 읽고, 수집한' 것들에 바탕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으로 완성된다. 자료는 이미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다. 자기 손으로 메모를 해 둔 지도와 사진, 스케치가 있고, 보고 들은 얘기와 녹음테이프가 있고, 프로타주와 참고 자료, 전단과 광고지가 있다. 우선은 이 각각의 자료들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어 보자.
(중략)
디자인은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렇기에 풍부한 디자인 감각을 지닌다는 것은 풍부한 생활 감각을 지닌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앞에서 얘기한 한 권의 책이란 '디자인=생활'을 생각하기 위한 사전이 되는 셈이다.
이 글을 읽어 보니까, 소설가 김훈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김훈은 <한겨레>에 3매짜리 '거리의 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는데요.
김훈은 <중앙선데이> 인터뷰(2019.4.7)에서 “글은 구체성과 일상성이 있어야 한다. 개념어를 쓰지 말고, 글 쓰면서 자꾸 책을 들이대지 마라. 직접 사물에서, 사람, 사건에 의해 배울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현장을 중시하는 김훈 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