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봉이 Dec 06. 2023

이맘때 2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라이트를 끄기 전

도시의 유흥가 밤새 취한 쓰레기가 수거되기 전


모두가 잠들어 있는 이맘때


그때 그 어느 시골 동네에서

어머니는 몰래 일어나 무쇠 가마솥에 밥을 안쳤다

무거운 솥뚜껑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뜨끈뜨끈 도시락이 든 책가방을 들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부은 눈꺼풀 껌벅이며
완행버스 정류장에 하나 둘 모여들던 하루 중 이맘때


도시의 밤을 팬 양복을 입은 술꾼들이
할머니 해장국집에 하나 둘 모여드는 하루 중 이맘때



#제목이있는글 #제목글 #이맘때2 2015-06-11

작가의 이전글 나무늘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