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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y 04. 2016

제1장.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호기심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호기심은 성취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약 학생들의 호기심에 불을 붙일 수 있다면 학생들은 아무런 도움 없이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은 배우는 것 보다 시험을 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험이 순수한 배움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배움의 열정을 만들어 내는 호기심 대신 시험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교육은 진정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켄 로빈슨 



세계적인 교육학자인 켄 로빈슨’Ken Robinson’은 TED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1) “전세계 모든 교육 시스템이 지금 이 순간에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개선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이미 망가진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육은 개선이 아니라 혁신이 필요하다.”
켄 로빈슨은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인간의 잠재력과 가치를 획일적인 잣대로 정량화하고 단일한 기준으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 구조는 교육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간 학생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 주요 과목을 잘 하는 것이 성공의 전제 조건이 되다 보니 학원이 성행할 수 밖에 없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아서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하던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되기를 바라며 교육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원래 인간은 누구나 배움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배움의 과정이 힘들고,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개인의 적성이나 관심과는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같은 것을 배우고,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 받도록 교육과정이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



지금과 같은 대규모 교육 시스템은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발전했다. 농업과는 달리 산업에서는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글을 배운 사람은 행정 업무를 글을 모르는 사람은 단순 노동을 하는 형태로 인력 구조가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글을 아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임금을 높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블루 컬러와 화이트 컬러 노동자가 만들어졌다. 블루 컬러 노동자는 블루 컬러 노동자로 화이트 컬러 노동자는 화이트 컬러 노동자로 대체되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졌다. 화이트 컬러도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하던 일은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대체했다. 산업화 사회에서 지식 노동자를 구분 짓는 기준이 바로 교육의 수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독일의 신학자이자 철학자 이반 일리히’Ivan Illich’는 지금의 교육은 사람을 출신 학교와 학력으로 계층화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 시스템은 이렇게 사회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인간 부속품을 찍어내는데 최적화된 방향으로 발전해 온 것이다. 산업과 사회를 더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교육 시스템이 발전해 왔기 때문에 교육에서 개인의 개성은 철저히 무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올 수 밖에 없었다. 개인의 꿈과 개성은 버리고 사회의 잣대에 맞추어 성장하도록 어릴 때부터 종용한다. 국어, 영어, 수학 점수에 목 메도록 만드는 사회는 이렇게 만들어 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진 모델’Broken Model’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IQ테스트를 만든 알프레드 비넷’Alfred Binet’은 특수결핍 아동을 가려내서 적절한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IQ 테스트를 만들었다. 지능 수준을 수치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었고, IQ 테스트 결과가 지능의 척도가 될 수도 없다고 못 박아 말했다. 지능 수준은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량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IQ가 곧 지적 수준을 의미하는 수치가 되어있다.


‘세계의 교사’라고 불리는 지두 크리슈나무르티’Jiddu Krishnamurti’는 사회에 필요한 기계를 만드는 교육 시스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삶을 이해하는 일은 시험을 잘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대개 삶의 작은 한 부분만을 알려고 한다. 시험에 합격하고, 직업을 얻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우리는 점점 기계를 닮아간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얻거나 사실을 끌어 모아 엮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전체적으로 깨달을 수 있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이 해야 할 일이다.”



세상이 변했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가능성’full-potential’을 발현하기 어렵다. 누구나 자신이 갖고 있는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교육과 배움이 일어나야 한다. 딱 맞는 옷을 입었을 때 가장 멋진 것처럼 누구나 자신이 원하고 자신에게 맞는 형태의 배움이 일어날 때 가장 빛날 수 있다. 결국 이상적인 교육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계로 물건을 찍어내듯 만들어 내는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마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과 기계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켄 로빈슨은 교육은 서로 다른 가능성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농사의 과정이라고 했다. 앞으로의 교육은 농사를 짓는 과정처럼 바뀌어야 한다. 농사를 지을 때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자라는 과정에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한다. 흙은 부드러운지, 거름은 부족하지 않은지, 자칫 삐딱하게 자라는 것은 아닌지, 흙도 갈아주고, 거름도 주고, 옆에 나무기둥도 세워주고, 비바람이 너무 세차게 부는 것은 아닌지, 햇살이 너무 따가운 것은 아닌지, 그늘 막도 쳐 주고, 한 그루, 한 그루 세심하게 봐주고 신경 쓰면서 길러야 한다. 이제 교육은 이렇게 농사를 짓듯이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 하나하나가 모두 튼튼하게 자라나 자신만의 독특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기관의 역할이어야 한다.



과연 이런 생각을 갖고 만들어진 교육 기관이 있을까? 생각은 있다고 해도 그것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이런 교육 철학을 실현하고 있는 교육기관을 찾기 위해 전 세계에 수 많은 대학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그 때 올린 공대를 발견했다. 이들은 현존하는 교육 기관 중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교육을 실현해 가고 있었다. 오랫동안 올린 공대를 공부했고 직접 방문했고, 수 많은 올린 학생, 교수, 직원들과 만났고, 인터뷰를 했다. 올린에서 열리는 교수 워크샵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학생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학생이 중심이 되는 경험 중심의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실체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올린이 가지고 있는 교육 철학을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고자 한다.




 

출간을 하게 되어 브런치 글을 부득이 하게 줄였습니다. 

종이 촉감을 느끼면서 밑줄 그어가며 읽을 만한 글이 되길 바랍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5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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