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추억을 싣고
아들은 문구점에서 15분 동안
진지한 고민을 한 후 달고나 만들기 세트를 골랐다.
집에 오자마자 달고나를 만들자고 조른다.
잘 만들어 질까...?
마음을 조리며 젓가락으로 녹은 설탕을
둥글게 둥글게 저었다.
설탕이 알맞게 녹았을 때
젓가락으로 소다를 세 번 찍어
다시 둥글게 둥글게 저었다.
노오랗게 색깔이 변했다.
색깔이 변하면서 부풀자
성공을 예감하고 한시름 놨다.
사실 나는 달고나 경력자다.
초등학교 때 집에 있는 국자로
달고나를 수 없이 많이 만들었다.
그땐 모양틀은 찍지 않고
국자에서 달고나가 완성되면
젓가락으로 그대로 찍어서 먹었다.
찍어 먹다 보면 실처럼 늘어날 때도 있었다.
어쨌든,
달고나가 완성된 후
쇠 판에 들러붙지 않게 설탕을
정성 들여 살살살 뿌려주고
달고나를 덜고 눌러주었다.
오! 성공!
모양틀도 눌러서 찍어 보았다.
오! 성공!
역시 난 경력자 였다.!
뽑기를 하는 아들 옆에서
달고나 부스러기를 주워 먹었다.
세상에나!
나는 콧평수를 넓히고 입술을 꼭 다물고
약간의 웃음과 감동을 느꼈다.
초등학교 앞 작은 언덕 위에 있었던
텐트인지 천막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
그 달고나 가게가 생각났다.
그때의 그 맛을 느끼자
뇌에서 그때의 그 추억을 강하게 불러냈다.
동전을 내고
달고나를 만들어 주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유심히 구경했던 추억...
맛은 강력한 추억 같다.
할머니가 해주셨던 된장찌개,
엄마의 김밥 맛을 잘 잊지 못하고
재현해 보기도 하고
그 비슷한 맛을 찾아다녀 보기도 한다.
맛 기억에는 추억이 서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