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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Jan 27. 2023

달고나의 달콤한 추억

맛은 추억을 싣고

아들은 문구점에서 15분 동안 

진지한 고민을 한 후 달고나 만들기 세트를 골랐다.


집에 오자마자 달고나를 만들자고 조른다.


잘 만들어 질까...?

마음을 조리며 젓가락으로 녹은 설탕을 

둥글게 둥글게 저었다.


설탕이 알맞게 녹았을 때

젓가락으로 소다를 세 번 찍어

다시 둥글게 둥글게 저었다.


노오랗게 색깔이 변했다.

색깔이 변하면서 부풀자

성공을 예감하고 한시름 놨다.



사실 나는 달고나 경력자다.


초등학교 때 집에 있는 국자로

달고나를 수 없이 많이 만들었다.


그땐 모양틀은 찍지 않고

국자에서 달고나가 완성되면

젓가락으로 그대로 찍어서 먹었다.

찍어 먹다 보면 실처럼 늘어날 때도 있었다.


어쨌든,

달고나가 완성된 후

쇠 판에 들러붙지 않게 설탕을

정성 들여 살살살 뿌려주고 

달고나를 덜고 눌러주었다.

오! 성공!


모양틀도 눌러서 찍어 보았다.

오! 성공!


역시 난 경력자 였다.!


뽑기를 하는 아들 옆에서

달고나 부스러기를 주워 먹었다.


세상에나!

나는 콧평수를 넓히고 입술을 꼭 다물고

약간의 웃음과 감동을 느꼈다.


초등학교 앞 작은 언덕 위에 있었던

텐트인지 천막인지 구분되지 않는 

달고나 가게가 생각났다.


그때의 그 맛을 느끼자

뇌에서 그때의 그 추억을 강하게 불러냈다.


동전을 내고

달고나를 만들어 주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유심히 구경했던 추억...


맛은 강력한 추억 같다.

할머니가 해주셨던 된장찌개,

엄마의 김밥 맛을 잘 잊지 못하고

재현해 보기도 하고 

그 비슷한 맛을 찾아다녀 보기도 한다.


맛 기억에는 추억이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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