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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Sep 15. 2023

오리발 내미는 상담사.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


오~ 그러시군요.

아~ 맞아요.

저도 그랬을 것 같아요.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목소리는 낮고, 느리고 차분하다.

표정은 부드럽고 친근하다.


겉보기에는 우아한 백조 인데

머리속은 오리발이다.


겉보기에는 차분하고 자상한데

머리속은 오리발이다.


내담자가 말을 하는 순간

내담자의 행동, 표정을 관찰하고,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형식적으로 하는 말인지 구분하고


지인, 가족이 제공했던

내담자의 정보도

빠르게 머리속으로 수집한다.


내담자의 말을 편하게 듣고 있지만

핵심 질문을 하기 위해 머리는

머리가 소리를 내며 지잉~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내담자 행동 변화에 도움이 될 만한 지침을

머리속에서 찾아본다.


내담자가 침묵을 할 때는

기다려 주어야 하는지

다른 질문을 해야 하는지 

또 머리가 돌아간다.


직면을 하고 싶은 순간에도

어떤 문장으로 해야 하는지 생각한다.

직면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문장이 생각이 나지 않아 

듣다가 좋은 타이밍에 직면을 해본다.


상담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상담이 끝난 후에야

몸과 마음, 머리가 긴장이 풀리면서

슈우웅 소리를 내며 꺼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 느낀다.


겉은 차분 하지만

머리속으로는 오리발을

힘껏 저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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