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슬픔, 불안은 내면아이 때문이라고?
심리학자 존 브래드쇼는 ‘과거는 지나갔지만 절대 죽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내면 아이(Inner Child)로 남아 현재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해도, 관계에서 반복되는 갈등이나 이유 모를 불안감은 바로 그 내면 아이의 간절한 외침일 수 있다.
특히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 우리 안의 작고 상처받은 아이는 더욱 빈번히 깨어난다. 이 아이는 화, 상실감, 억울함 같은 감정을 느끼며, '사랑받고 싶다', '외롭다'라고 절실하게 외치고 있다.
내면 아이는 왜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가
내면 아이는 어린 시절 충족되지 못한 감정과 경험이 마음속에 남아 만들어진 심리적 자아이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아도, 관계의 상처나 육아 스트레스가 쌓일 때 그 감정들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불쑥 튀어나온다. 과거 공감받지 못했던 서운함이 어른이 된 나를 통해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낯선 감정이 두려워 다시 꾹꾹 눌러 마음 깊숙이 밀어 넣으려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들이 쉽게 억눌리지 않는다. 튀어나오는 간격은 점점 짧아지고, 내면의 어린아이가 지쳐갈수록 어른인 우리 역시 함께 정서적으로 고갈되는 것을 느낀다.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다. 엄마들은 자녀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의외로 담담함을 유지하지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낼 때 더 많이 울고 더 크게 흔들린다. 아이의 문제도 힘들지만, 자신의 내면 아이를 직면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상담 사례에서 친정어머니에게 이유 없는 구타와 정서적 억압을 겪었던 한 어머니는, 현재 자녀에게는 많은 자유와 공감을 주려 노력한다. 그런데도 남편과 아들의 관계에서 아들이 자신처럼 감정을 참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결국, 내면 아이의 상처는 세대를 넘어 현재의 관계와 육아에까지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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