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도 정확한 설계도가 필요하다
출판사: "작가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두 페이지씩 적어 주시면 됩니다."
나: (쿨하게)"네에~"
그런데...
와,
프롤로그,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쭉 써내려가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쓰고 보니 두 페이지가 안 된다. 두 페이지를 채우니 이 말 저 말이 온통 섞여서 어떤 내용을 왜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프롤로그 구성이 이렇게 어려운 건가?
글이란, 내가 아무리 지식이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도 구성이 없으면 쓸 수 없다. 같은 구성이라도 어디에 힘을 싣느냐에 따라 주제가 달라지기도 한다. 또 글쓰기에 빠져 버리면, 목표는 A로 가야 하는데 B로 샌다. 그러다 주제와 어긋난 내용을 구체적으로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글 쓰기 전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일단, 글쓰기는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그럼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프롤로그는 왜 쓰는가? 이런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을 때, 나의 글이 산으로 가지 않는다.
클로드 등장!
공감보라 프롬프트: 책에서 프롤로그를 쓰는 목적은 무엇인가?
프롤로그를 쓰는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독자와의 첫 만남 설정 책을 왜 쓰게 되었는지, 저자가 누구인지 소개하며 독자와 신뢰를 쌓습니다. 특히 <엄마 감정 수업> 같은 경우, 같은 엄마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지점이 되죠.
2. 책의 방향성과 약속 제시 이 책이 무엇을 다루고, 독자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미리 보여줍니다. 기대감을 만들고 '이 책이 나를 위한 책'이라는 확신을 주는 역할입니다.
3. 맥락 제공 본문으로 바로 들어가기 전, 왜 이 주제가 중요한지, 어떤 배경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지 설명합니다. 독자가 본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4. 감정적 연결 저자의 진솔한 경험이나 고민을 담아 독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나도 그랬어'라는 공감이 생기면 독자는 더 집중해서 읽게 됩니다.
5. 읽기 동기 부여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당신도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특히 자기계발서나 육아서에서는 독자가 책을 덮지 않고 끝까지 읽도록 만드는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
보았는가? 프롤로그 두 페이지를 쓰는 데도 이렇게 복잡한 구성이 숨어있다. 글은 잘 다듬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솔직하게 적는 일은 중요하지만, 글의 목적에 맞게 정리해야 한다.
본문을 100페이지 정도 써서 프롤로그는 쉬울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본문을 쓰면서 힘들었던 부분들이 프롤로그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래서 무작정 쓰기보다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 점검은 생각으로만 하면 안 된다. 머리로는 무엇을 놓쳤는지 알지만, 실제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글로 써야 내용이 명확하게 객관화되고, 실천할 수 있는 동기가 발현된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얻은 결론은 이렇다. 글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 목적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목적이 정해지면 그에 부합하는 목차를 만든다. 목차 역시 전체 목적에 타당한지 점검해야 한다. 목차가 완성되면 각 장에 들어갈 구성을 만든다. 구성은 목차의 주제에 정확히 맞아야 하고, 동시에 큰 주제와도 조율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어떤 주제와 구성이 그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뭐하나 간단하고 쉬운게 없다.
해봐야 알지.
해봐야 어려운 걸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