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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Feb 17. 2023

제주도 교사 면접

몇 번까지 봐봤니?

5번의 면접을 보았다.

봉우리는 상품이 되었다.

봉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면접관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처음 먹어보는 과자를

고를 때 포장지를 보고 고를 수밖에 없다.


포장지를 보고 고른 과자를

뜯어서 먹어봐야지만 알 수 있다.

그것이 내 취향인지 아닌지.


먹어보기 전까지는

포장지(이력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진열된 봉우리!

선택되기만을 기다린다.!


4번째 면접에서 만난

라이벌(?) 상담선생님은

나와 몇 마디 나누더니 말투만 듣고도

"육지에서 오셨어요?"라고 물으신다.

육지에서 온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순간 정말 육지로 튕겨져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청순했다.

생각이 청순했다.


'그래... 제주도에서 다 상담교사로 경력이

있을 텐데... 내가 들어갈 자리가 어디 있겠나..."

다들 내정자가 있겠지.

학교는 특히나 내정자가 많다.

원래 근무하던 기간제 교사가

자연스럽게 내년에도 계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4번의 면접에서 떨어지고

나의 인성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가 좀 별로 인가?

내가 문제가 있나 보다...

면접에서 너무 웃어서 그런가?

갑자기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5번째 면접을 보고 나는 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상담교사'가 아니라

'상담사'자리였다.


학교에서 상담사와 상담교사는 똑같은

일을 하지만 급여는 많은 차이가 난다.

교사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이 제주도에서

지역사랑이 각별한 제주도에서

틈을 비집고 들어가 한 자리를 한 다는 게

다행스럽고 감사했다.


그리고 이 학교의 좋은 점


첫 번째.

아들과 함께 출, 퇴근을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안에 아들이 다닐 공립유치원이 있음)


두 번째.

학생이 110명,

학생들을 속속들이 다 알 수 있어 좋다.


세 번째.

지금 공사 중인 새 Wee Class(학생 상담실)

를 내가 쓸 수 있어 좋다.(이게 뭐라고...ㅎ)


네 번째.

출근길이 한가롭고 자연풍경이 좋다.


이 정도면 괜찮다.

육아휴직까지 합쳐서 3년 넘게 쉬었는데

도시보다 한가로운 곳으로 가게 되어

오히려 마음 편하다.


아들도 7개월 동안 유치원에 다니지도

않았는데 그 유치원은 잘 적응할 것 만 같다.


일 할 수 있어 다행이고, 좋고,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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