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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보라 Feb 28. 2023

행복 하니?

행복하다고?

냉동실에 있는

고르곤졸라치즈소프트콘을 꺼낸다.


차갑다.


봉투를 소심하게 뜯는다.

입으로 넣는다.

차갑고 느끼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맛있다.


여기서부터는 살짝 정신을 내려놓는다.


정신이 말짱하면 과자의 칼로리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뇌와 눈빛을 하얗게 만들고

손가락으로 과자를 집어 입으로 바쁘게 넣는다.


사알짝 정신이 들었을 땐

봉지에 있는 칼로리 정보를 확인한다.

정신이 들려고 하지만

다시 먹기에 집중한다.


5분의 1 정도 먹고 

지조 있게 먹기를 멈춘다.


벌어진 봉지를 야무지게 접어

다시 냉동실에 넣는다.


목이 마르다.

정수기를 띵! 띵! 눌러서 260ML에 맞춘다.

쪼르르르! 물이 내려온다.

한 번에 꿀꺽꿀꺽! 

오. 목마를 때 물을 마실 수 있는 행복!


그리고 샤워를 한다.

뜨근한 물로 씻고 나온다.

오. 씻고 싶을 때 씻을 수 있는 행복!


그 행복감 그대로 유지하면서

거울을 본다.


'나는 27살이다.

나는 상큼하고 매력 있다.'


'나는 27살이다.

나는 상큼하고 매력 있다.'


좀 무리한 설정이지만 

내 얼굴을 보면서 소리 내어 말해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목마를 때 물 마시고

샤워하고 싶을 때 샤워 할 수 있는 이 행복!!


고맙습니다.

소중합니다.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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