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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heur maman Jun 22. 2021

워라밸의 의미

나의 미래는 어떻게 만들어나갈까?

직장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가 아쉽기도 하다. 사실 십 년 넘게 일했음에도 후회는 없다. 그렇지만 다만 뭔가 하고 싶을 뿐이다.

보통 엄마들은 출산하며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나의 커리어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당분간은 아이를 위해 잠시 쉬어갈 것인가. 한창 달려가야 할 때, 선택의 시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아쉽기도 하다. 보통의 직장생활은 워라밸을 선택해서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나의 경우, 계속 혼란의 워킹맘 시절을 보냈다. 새벽같이 출근하였고, 아이에게 늦지 않기 위해 캍퇴근을 하고는 경부고속도로를 내달렸다. 한강을 건너며 남산타워 뒤로 펼쳐지는 노을 광경에도 감흥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밥도 서서 먹는 둥 마는 둥 아이와 잠시라도 시간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누굴 위한 선택인가 의문도 들었다. 남편의 싱가포르 행이 정해지며 내려놓았다. 그리고 직장을 떠났다. 직장보다는 가족. 가족이 함께 있는 것이 더 중요했다. 나를 밥 먹여 줄 수 있는 직장은 많지만, 가족은 떨어지면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없어져 버린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는 더 중요했고, 나 혼자는 외로웠다.

스멀스멀 요즘 들어 뭔가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가만히 있는 게 나에겐 어렵다. 아이들을 키우며 워라밸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하고 싶은 게 나의 소망이고 바람이다. 과연 가능할지도 의문이 든다. 그래도 나는 희망한다. 워라밸 속에서 일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게 되기를. 

아이들이 다 자는 밤이 되면 나는 남편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신혼여행지에서 얘기했던 약속, “하루에 한 시간은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 이것을 우리는 최대한 지키려 한다. 특히 싱가포르에 오면서 좀 더 시간이 생겼고, 비록 셋째가 어리지만,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자녀 양육, 교육 등 다양한 정보도 찾아보며 토론한다. 그동안 고민인 것도 얘기하기도 하고, 고쳐야 할 것도 얘기하고, 반성의 시간도 갖는다. 또한, 서로의 미래를 고민하기도 한다. 이 시대에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면서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우리 대화 시간의 낙이다. 또 우리의 힐링 타임이다. 물론, 예능, 드라마, 먹방, 맛집 기행을 보며 킬링타임을 즐기기도 한다. 얼마 전까진 드라마를 보며 우리 사회와 제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도 했다.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는 것, 같이 고민할 사람이 있다는 것, 아직 살아있는 느낌이다.


오늘도 나는 선택을 한다. 나의 길을그리고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나의 꿈꾸는 행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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