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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Dec 21. 2021

영화로 프랑스 랜선 여행 어때?

여행이 그리울 때 꺼내보기 좋은 프랑스 영화 3편

프랑스 하면 사람들은 파리를 떠올린다. 낭만으로 가득한 유럽 여행 선호 1순위 도시. 그러나 파리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유럽 대륙에서 아름다운 지형은 프랑스가 모두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전역이 여행하고픈 도시로 가득하다. 격리 없는 자유로운 여행은 어렵지만 랜선 여행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영화만 있다면. 백신 접종 확인증도, 자가격리도 필요 없다. 준비할 것은 오직 하나. 갓 튀겨낸 따끈따끈한 팝콘뿐!



파리로 가는 길 (Paris Can Wait), 2016

photo © 공식 포스터

엘레노어 코폴라 감독의 <파리로 가는 길>은 프랑스 전역의 풍광을 아름답게 또 낭만적으로 그려냈다. 제목이 대놓고 내용을 다 알려주는 친절한 영화고. 성공한 제작자인 남편(알렉 볼드윈)과 함께 칸에 온 앤(다이안 레인)은 컨디션 때문에 남편의 다음 일정을 따라가는 대신 곧장 파리로 가기로 하고, 남편의 사업 파트너 자크(아르노 비야르)가 앤을 파리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다. 평범할 것 같았던 앤의 여정은 자크로 인해 하나부터 열까지 낭만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로드 트립이 된다.

photo © 공식 스틸컷

파리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는 남프랑스. 영화는 남프랑스와 근교 프로방스 지역을 특히 아름답게 그렸다. 파리로 가는 앤의 일정은 남동부 코트 다쥐르(프랑스 툴롱에서부터 이탈리아 국경선 근처 망통까지 이어지는 지역)의 영화도시 칸(Cannes)에서 시작된다. 근교 프로방스 지역과 멋스러운 성곽도시 아비뇽, 미식 도시 리옹, 와이너리로 유명한 부르고뉴 지역을 거쳐 파리에 도착하기까지, 앤과 함께 아름다운 프랑스를 두 눈에 가득 담아 보자. 프레치들 특유의 느긋하고 여유 넘치는 여행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건 덤. 기약 없어진 유럽여행에 대한 갈망을 영화로 달래고 싶다면 <파리로 가는 길>을 추천한다.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Ce qui nous lie), 2017

photo © 공식 포스터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의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은 와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들어봤거나 이미 봤을 수도 있다. 영화는 프랑스 대표 와인 생산지 부르고뉴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유산으로 남긴 와이너리를 다시 살리고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삼남매 장, 줄리엣, 제레미의 이야기를 그렸다. 와이너리를 배경으로 펼쳐지지만 영화의 알맹이는 오랜 시간 단절되어 있던 가족관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기에 영화를 통해 단순히 풍경만 감상하는 것이 아닌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사랑에도 삶에도 와인처럼 숙성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photo © 공식 스틸컷
photo © 공식 스틸컷

영화는 1년 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와이너리 풍경과 함께 한 병의 와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비춰준다. 계절별로 다른 매력을 지닌 부르고뉴 와이너리와 더불어 와인에 대한 소소한 상식도 얻을 수 있다. 주말 밤, 달콤 쌉싸름한 와인 한잔과 함께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으로 랜선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프랑스 영화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을 감상해 보시길.



알로, 슈티 (Bienvenue chez les ch'tis), 2008


photo © 스틸컷

본 지 10년이 훌쩍 넘은 영화. 그러나 프랑스 코미디 영화 중 가장 재밌게 봤던 영화라 종종 찾아보곤 한다. 프랑스 여행지...라고 하기엔 조금 난해한 프랑스 최북단의 시골 마을 '베르그'가 배경이다. 따뜻하고 여유 넘치는 남프랑스에서 우체국장으로 지내던 필립이 프랑스 북부의 시골마을로 전근을 가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photo © 스틸컷

영화 제목에 등장하는 '슈티(ch'tis)'는 프랑스 북부 지역과 그 지역 사람들, 지역 사투리를 통칭하는 말이다. 프랑스 표준어와 차이가 가장 큰 프랑스 방언인데 우리가 제주도 방언을 못 알아듣는 것과 비슷하달까. 프랑스 사람들이 프랑스 북부 지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고 듣기 힘든 프랑스 방언까지 배워(?) 볼 수 있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코미디 영화. 모두가 선호하는 남프랑스 대신 독특하게 북프랑스로 랜선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알로, 슈티>가 딱이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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