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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인문학의 중심 생제르망

걸어서 파리 한 바퀴 ep.7

by 마리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네이자 5구와 6구에 걸쳐 자리한 생제르맹. 학교와 집이 이곳이라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동네이기도 하고 지내면서 느낀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들에게 숙소 구하기 좋은 지역으로 적극 추천하는 곳이었다. 파리 5구와 6구는 파리지엔들의 대표적인 주거 지역이라고 해도 될 만큼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바퀴 달린 것 아니면 나갈 생각을 하지도 않던 유형의 사람에서 틈만 나면 뚜벅이로 여기저기 쏘다니는 플라네르(flaneur, 산책자)로 만들어 준 파리 인문학의 중심지 생제르맹을 소개한다.



파리 인문학의 중심지, 라탱 지구와 생제르맹 데 프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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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라탱 지구와 생제르맹 데 프레르까지 센강 좌안의 중심지에 자리한 두 지역은 파리 인문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팡테옹과 소르본을 중심으로 도서관, 지베르 조셉과 같은 대형 서점(우리나라 교보문고와 알라딘을 합쳐놓은 곳이랄까. 신간부터 중고도서, CD, 문구류까지 모두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취급하고 있는 책 종류도 가장 다양하다)부터 장르별로 취급하는 작은 규모의 서점까지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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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이외에도 영화관, 박물관, 문화시설을 비롯해 5구와 6구에 걸쳐 허파 역할을 하는 뤽상부르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뤽상부르 정원을 중심으로 어떤 출입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식료품점과 식당이 즐비한 오데옹과 생 쉴피스 성당, 생제르맹까지 모두 도보 10분 이내의 지근거리라 파리지엔처럼 한 달 살기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숙소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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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아침 일찍 일어나 바게트 사기, 프렌치 스타일 노천카페에서 브런치 즐기기, 뤽상부르 정원 산책하기, 오데옹 맛집 투어까지. 여유와 낭만으로만 채운 파리지엔처럼 한 달 살기 결코 어렵지 않다.� 단점이 있다면 반짝이는 에펠탑이 내려다보이는 낭만적인 파리의 밤을 보긴 힘들다는 것. (파리 어디에서도 에펠탑은 볼 수 있지만, 5구와 6구는 에펠탑을 멀리서 바라보기 좋은 주거지를 찾는 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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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파리 5구 서쪽에 위치한 생제르맹 데 프레르는 파리의 예술가와 인문학자들이 모두 모여들었다는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re)와 레 두 마고(Les deux Magots)가 자리하고 있다. 파리의 지성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생제르맹 데 프레르에서 인문학과 예술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는데 둘 다 20세기의 지성을 대표하는 카페지만 특히 카페 드 플로르는 사르트르와 그의 연인 시몬 드 보부아르, 헤밍웨이, 피카소, 알베르 카뮈, 앙드레 브르통 등 철학가부터 문인, 예술가들이 즐겨 찾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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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둘 다 전형적인 프렌치 스타일 노천카페라 비좁은 테이블에서 생제르맹 대로를 지나다는 사람들 구경하기 좋다. 개인적으로 가볍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카페 드 플로르, 디저트를 즐기고 싶다면 레 두 마고 추천! 각각 추천 메뉴는 어니언 수프와 쇼콜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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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카페에서 10분 거리에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봉막쉐 백화점을 비롯해, 미술관과 카페는 물론 생활 편의 시설들이 많아 파리지엔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 중 하나다. 무엇보다 환경부나 대사관과 같은 공공시설을 제외하곤 상업시설이 거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지역으로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메트로나 버스를 타고 파리 사방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은 덤.



생제르맹 지구 카페 BEST 4


스트라다 카페(Strada Cafe, 24 Rue Mo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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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첫 학교 근처에 위치한 카페로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나 공강이 길 때 자주 이용했던 곳으로 외관도 실내도 아늑한 분위기가 좋아 해가 짧은 겨울에는 기분 전환을 위해 도서관 대신 이곳에서 과제를 하며 자주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우중충하고 흐린 파리의 겨울과 잘 어울리는 카페로 짙은 잔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이 한 건 실내에는 항상 BBC 라디오가 흘러나온다는 것. 가장 추천하는 음료는 라떼로 사발에 버금가는 커다란 잔에 가득 담아 주는 라떼는 생활비도 아껴야 하고, 커피는 먹고 싶은 유학생의 지갑 사정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달까.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서 유명한 몽주 약국에서 도보 3분 거리로 여행 일정상 동선만 맞는다면 들러보길 추천!


핀란드 문화원 카페, 쿠튬 인스티튜트(Coutume Institute, 60 Rue des Ecoles, 7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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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학교를 옮기고 도서관 지박령(?)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면 즐겨 찾았던 쿠튬 인스티튜트. 핀란드 문화원에서 운영하던 카페가 2018년 쿠튬으로 재개장했다. 파리 7 구에 있는 쿠튬은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손님의 반 이상이 여행자들이라면, 쿠튬 인스티튜트는 주로 근처 학교 학생들이나 주변 연구소 직원들이 외부 미팅을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파리 안에서 드물게 테이블 이용에 대한 인심도 후한 편이다. (다만 노트북 사용은 초기에만 가능했고 이후 금지되었고 대신 아이패드는 사용 가능하다.) 학교를 옮기던 해에 맞춰 재개장해 준 덕분에 공강시간이나, 도서관이 문을 닫는 주말에 도서관 대신 즐겨 찾았다. 이름 그대로 쿠튬 카페 원두를 그대로 사용하고 디지트 메뉴도 대부분 비슷한데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라떼와 시나몬 롤!


파리지엔 동네 맛집, 주디(Judy's Cantine, 18 Rue de Fleurus, 7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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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Bonheur Archive

파리의 수많은 카페 중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주저 없이 선택할 주디. 동네 주민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곳이며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도 알음알음 이름이 알려진 것 같다. 초록 식물과 조화를 이루는 초록 의자, 샛노란 차양막이 상징처럼 자리 잡은 오가닉 카페로 새싹이 피어나고 녹음이 우거지는 봄과 여름이면 가장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점심시간에는 방문하면 브런치 메뉴 위주로 선택할 수 있고 오후에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요거트나 아사이볼이나 티와 케이크를 즐기기에 좋다. 주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묻어나는 실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데 우드톤의 가구와 조명이 전해주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이라 파리에 다녀가신 부모님도 만장일치로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로 꼽았다. 좋아하는 카페인만큼 브런치 메뉴를 하나씩 모두 섭렵했는데 어떤 메뉴를 선택해도 실패가 없었다. (대신 비건 메뉴나 유기농 식단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 있음) 파리지엔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묻어난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곳으로 뤽상부르까지도 도보 1분 거리.


프렌치 스타일 칸틴, 오 비에이유 콜롱비에(Aux Vieux Colombiers, 65 Rue de Rennes, 7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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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쉴피스 성당 근처에 위치한 전형적인 프렌치 스타일의 비스트로 카페. 카페에서 생 쉴피스 성당, 오데옹, 뤽상부르 정원, 생제르맹까지 어디든 5분 컷이라 근처에서 일정을 보낼 때 점심 먹기 좋다. 지리적 이점 때문인지 여행자들도 많이 보이고 현지인들 역시 즐겨 찾는다. 크로크 무슈, 크로크 마담, 샐러드, 타르타르, 스테이크까지 메뉴는 전형적인 프렌치 스타일의 런치 메뉴가 주를 이루는데 메뉴가 다양하면 맛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구글 평점도 La Fourchette 평점도 훌륭한 편이니 걱정은 넣어둘 것!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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