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영상 만남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

파리 미술관 산책 ep.4

by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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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파리에서 문을 연 디지털 아트 센터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Atelier des Lumieres). 철 부품 제조업체인 녹색실(Chemin-Vert)이라는 제철소 자리를 개조한 곳으로 회화와 영상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디지털 아트 센터로 개장 후 파리지엔들 사이에서 핫한 전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문화 예술 경영과 기획을 주관하는 컬쳐 스페이스의 브루노 모니에르(Bruno Monnier) 회장의 지휘 아래 4년간의 개조 작업 끝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 개장 첫해에는 구스타프 클림트 특별전, 2019년에는 반 고흐의 전시가 개최 중이다.

주소: 38 Rue Saint-Maur, 7501 (메트로 9 Voltaire 역, 메트로 3 Rue Saint-Maur 역 도보 5분 이내)

오픈: 매주 오전 10시 ~ 오후 6시 (금/토는 22시, 일요일은 19시까지)


개장 첫 해에 개최된 구스타프 클림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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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는 전시홀의 모든 벽면에 이미지가 투사되고 (주제 별로 구성된 프로그램에 맞춰 회화 작품이 걸린다) 작품의 분위기와 프로그램의 무드에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영상이 흘러나오는데 말 그대로 회화와 영상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정적인 회화에 음악과 영상이라는 동적인 감성을 더한 색다른 형태의 예술로서 이건 직접 가서 전율을 느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희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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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전은 특별전을 제외하면 만나보기 힘든 클림트의 작품은 물론 에곤 쉴레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었는데 메인 프로그램은 30분, 뒤이어 상영되는 사이드 프로그램은 15분씩 총 3가지의 프로그램이 1시간 30분 ~40분가량 진행되며, 전시장 한편에는 바가 마련되어 있어 간단하게 음료와 아뮤즈 부슈를 즐기며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물론 바 이용은 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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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트 센터와의 차별화된 부분은 입구에 들어서도 기념품점, 전시를 관람하고 나와도 기념품점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 (들어갈 때도 사고, 나올 때도 사라 이런 건가...) 보통 미술관을 방문하면 습관처럼 엽서를 사 모으는데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는 예술 서적이나 스테이셔너리 제품도 구매 욕구를 불러 일이키는 것들이 꽤 많았다.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La Nuit etoilee de Van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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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전시가 끝나고 2019년 2월 말부터는 빈 센트 반 고흐 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9년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 10년 동안 2,000여 점 이상의 그림을 작업한 반 고흐의 주요 걸작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별이 빛나는 밤, 감자를 먹는 사람들, 해바라기, 아를의 침실 등이 30분간 디지털 아트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한다. (가장 먼저 상영되는 반 고흐 전이 30분 동안 진행되고 1- 2분의 휴식 후 일본 예술 전(Japon Reve)과 현대 예술 전(Verse)이 각각 15분씩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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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프로그램은 반 고흐의 작품세계에 따른 10개의 소제목으로 나눠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팸플릿을 읽어보고 영상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 보통은 천장과 바닥을 제외한 벽면에만 이미지가 투사되지만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는 4면을 모두 스크린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영상을 마치 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정적인 회화를 감상할 때보다 몰입도가 훨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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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019년부터는 현장 발권 없이 사전 예매로만 진행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관람 일자와 시간을 정할 수 있고, 티켓은 미리 출력하거나 모바일로 전송해서 보관했다 입장 시에 제시하면 된다. 시간 엄수는 기본이지만 나는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가디언에게 사정을 설명했더니 별 탈 없이 들여보내 줬다.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해서 관람 시간까지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고, 원하는 만큼 몇 번이고 프로그램 재관람도 가능하고, 머물고 싶은 만큼 충분히 즐기며 머물다가 나올 수 있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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