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카소 미술관

파리 미술관 산책 ep.5

by 마리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로댕 미술관이라면 미술관 그 자체로 가장 아름다운 곳은 피카소 미술관이 아닐까? 파리의 수많은 미술관 중 미술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곳을 꼽아보라면 나는 주저 없이 피카소 미술관을 고를 것이다. 아름다운 미술관은 물론이요 피카소의 작품을 연대기별로 살펴보며 그의 예술관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가.


피카소 미술관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주말에는 9시 30분부터 개관한다. 피카소 미술관은 지리적으로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밖에 없는 곳에 있다. 쇼핑의 성지이자 주말에도 주변 상점이나 가게들이 모두 문을 열기 때문에 관광객뿐만 아니라 파리지엥들도 많이 몰리는 마레지구 한 복판에. 마레지구는 파리에서 한국인들이 쇼핑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니 쇼핑도 하고 전시도 보고 일석 이조다. 한마디로 마레 지구 관광 일정이 포함된 날 들르기에 좋다.


메트로 8호선을 타고 슈 멍 베르(Chemin vert)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좀 더 쉽게 찾고 싶다면 메트로보다는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더 좋다. 원래도 웬만큼 급한 일이 아니고서야 걸어 다니거나 버스를 타는 나는 언제나 늘, 버스를 타고 찾아간다. 96번 버스는 생 클로드(Saint-Claude) 역에서, 29번 버스는 튀렌 생 질(Turenne-Saint-Gilles)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미술관에서는 영구 소장된 작품뿐만 아니라 매년 다양한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2016년 여름에는 피카소의 첫 번째 부인 올가 피카소 특별전을 개최했었고 2018년 3월부터 7월 말까지는 게르니카 특별전을 개최했다.


피카소 국립 미술관은 1985년 마레지구에 위치한 호텔을 개조한 곳이다. 17세기 말 마레 지구에 지어진 상징적인 호텔 중 하나이자 마자린 시대의 건축물 중 드물게 온전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라고 한다. 호텔을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가 2009년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2014년 10월 25일 재개관하여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새로 개관한 후에는 규모를 더 늘려 새로운 전시실을 마련했으며, 넓어진 리셉션과 기념품점, 테라스가 있는 카페 등을 갖추게 되었다.


대부분 예술가의 삶을 떠올리면 생전에는 불우한 삶을 살다 사후에 작품이 재조명됨과 동시에 유명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스페인 태생의 피카소는 생전부터 유명세를 떨친 예술가였다. 피카소가 죽은 후, 그의 유산이 상속세 대신으로 프랑스 정부에 귀속되면서 지금의 피카소 국립 미술관이 문을 열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피카소의 작품 중 가장 많은 피카소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퐁피두 센터 다음으로 어린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 미술관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아이들을 데리고 미술관을 찾는 파리지엥들을 많이 보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부담 없이 미술관을 찾아 피카소의 작품을 직접 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성장 환경이라니. 볼 때마다 이들이 누리고 있는 문화적 이점은 볼 때마다 부러운 환경이다.


특별전 외에 영구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은 연대기 별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때로는 난해하기 그지없는 그의 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학교,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주입식 암기 교육으로만 들어왔던 피카소의 작품을 실제로 처음 보니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면 저런 그림들을 그릴 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그의 작품은 아이가 끄적여 둔 낙서 같기도, 나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철학이 피카소 만의 방식으로 표현된, 그래서 너무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 같기도 했다.


피카소의 작품도 작품이지만 사실 미술관 그 자체도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다. 피카소의 작품 말고도 미술관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온전히 느껴도 좋을 만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전시실은 가장 꼭대기 층! 우드 프레임이 그대로 살아 있는 건물과 피카소의 그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내가 생각하는 피카소 미술관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시실이다.


피카소 미술관은 파리 내의 크고 작은 정원과 광장 중에서도 특히 광장 주변을 둘러싼 고 저택과 잘 가꿔진 가든으로 유명한 보주 광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 피카소 미술관을 관람 후 보주 광장에 들러 미술관의 여운과 함께 파리의 오후를 즐기기에 좋다. 아름다운 미술관, 아름다운 광장. 온통 아름다운 것들로만 하루를 가득 채우고 싶은 날, 나는 마레지구 피카소 미술관을 찾는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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