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 사진집 제작기 <출판은 처음이라> Episode 4
몰라도 힘들고, 알아도 힘든 1인 출판 도전기! 고생 끝에 완성한 사진집 제작기를 매주 한편씩 기록하고 있다. 독립출판이나 1인 출판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pisode 1. 모든 일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Episode 2. 인생도 출판도 선택의 연속.
Episode 3. 1인 출판을 위한 첫걸음.
✓ Episode 4. 시작이 반이다.
Episode 5. 좋은 것 사이에서 더 좋은 것 골라내기.
Episode 6. 편집 디자인의 세계.
Episode 7. ISBN 발급받기 (feat. 온라인 판매 등록)
Episode 8. 좋은 인쇄소는 정말 없는 건가요?
Episode 9. 신비한 인쇄의 세계
Episode 10. knock knock, 제 책을 받아주세요.
Epilogue. 당신 곁에 머무를 파리, < from Paris > 사진집
Epilogue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길 잘한 것 같아
사진집 콘셉트 정하기
1인 출판을 앞두고 행정상 먼저 해야 할 일이 출판사 등록이라면 제작과정에서 먼저 할 일은 만들고자 하는 책의 콘셉트를 정하는 것.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주제)가 무엇인지, 어떤 형태(에세이, 소설 등)로 어떻게(목차 및 내용) 들려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콘텐츠 제작 수업에서 들었던 기획단계에 필요한 과정과 시중에 출간된 사진집 10~20권가량을 참고한 뒤 사진집의 주제와 목차를 정했다. 가장 고민했던 건 목차를 넣을 것인가 였는데 참고했던 사진집에는 목차가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는 목차를 넣는 것을 택했다. 최종 편집 과정에서 지워버리더라도 책을 만들기 전 목차를 미리 짜보는 것은 추천한다.
사진집에는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다. 나는 틈틈이 기록한 파리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파리의 풍경을 쭉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차이를 두고 보여주고 싶어 크게 3 챕터로 구분했다. 파리 1구에서 시작해 20구까지를 산책하며 담은 풍경 (Promenade à Paris), 파리의 사계절(Quatre saison à Paris), 그리고 파리지엥(엔)의 모습을 담은 챕터(Les Parisiens)로 나눴다. 파리라는 도시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목차를 만들어 구체화하고 나니 챕터 주제에 맞는 사진을 선별해 그룹핑하는 작업도 훨씬 수월했다.
내 책에 어울리는 판형은 뭘까?
주제를 정하고 목차도 나눴다면 다음은 책의 판형을 정할 차례. 보통은 원고 작업을 마치고 나면 판형을 정한다. 사진집에서 원고 작업이라 함은 사진을 선정하고 편집해서 구성이 자연스럽도록 배치하는 일인데, 나는 사진을 선정하기 전에 판형부터 선택했다. 사진을 고르는 과정에서 판형에 맞추기 어려운 사진을 미리 걸러내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판형이 무엇이고 내 책에 어울리는 판형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판형은 디자인 영역인데 아는 것이 없어 별도의 공부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판형'은 표준 재단 치수에 맞춰 만들어진 인쇄물의 크기를 말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A4용지도 판형의 한 종류다. 판형은 종이 원판 사이즈에 따라 국전지(A전지)와 사륙 전지(B전지)로 나뉜다. 두루마리 형태의 원지를 전지 크기로 자르고 그것을 다시 배수로 재단한 크기가 각각의 판형이 된다. 책을 인쇄한다고 하면 선택한 판형에 맞는 전지 혹은 2절에 인쇄 후, 재단과 제본 과정을 거쳐 책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판형의 기본 개념은 인쇄할 때 종이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알아두면 좋다. (종이는 책 제작비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A4, A5와 B6로 잡지는 A4, 단행본이나 일반서적은 A5와 B6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6의 경우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라 에세이나 소설 등의 단행본에 많이 사용된다. 서점에 가보면 책의 용도에 따라 판형이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용도에 따라 판형이 규격화되어있는 것 같지만 인쇄 및 제책에 편한 사이즈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판형이 규격화된 것이라고.
(정보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출처는 아래 레퍼런스를 확인해 주세요.)
국전지와 사륙 전지 외의 규격도 있다. 사진집은 일반 단행본보다 큰 판형(규격외 판형)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책이 크면 수납이 쉽지 않아 보통 일반적인 단행본과 사이즈를 비슷하게 맞출 수 있는 크라운판(176x248)을 많이 사용한다. 소장용 사진집을 만들었을 때 선택한 판형은 B6 였는데 사진집에 어울리는 판형을 고민하지 않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판형으로 고른 것이었다. 그러나 책을 만들기 전 디자이너에게 판형을 바꾸라는 조언을 듣고 수시로 서점에 방문해 여러 사진집을 참고하면서 내 책에 가장 잘 맞는 판형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 선택은 가로 x 세로 180x180의 자유형. 원본 사진의 크기를 살펴보니 정방형이 많았는데 편집으로 사진의 규격을 변경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원본 사진의 규격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보관하기에도 편한 크기로 무엇이 좋을지 접점을 찾아 선택했다.
Reference.
- 종이 규격과 판형 조견표, 지디비주얼 블로그 <내 맘을 아는 디자인 공작소>
- 판형은 어떻게 정하는 건가요?, <판화 하는 디자이너> 브런치 매거진
시작이 반이다 (기획안 만들어 보기)
주제, 목차, 판형까지 골랐다면 책 만들기의 절반은 끝났다. 표지 및 내지 디자인, 사진 선정, 톤 앤 매너에 맞춰 사진 보정하기, 지류 선택, 인쇄소 고르기 등이 남아 있지만 책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 것인가를 명확히 하면 남은 과정에서 혼돈을 줄일 수 있기에 책 만들기에 절반은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만들고 출판하지만 출판제안서 혹은 기획안을 만들어 제작방향을 정리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출판제안서에는 가제목, 기획의도, 콘셉트, 구성안(목차), 구성요소(내용), 대상 독자(타깃 독자층), 저자 소개, 경쟁 도서 등을 적는다. 실제로 출판사에 투고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출판제안서나 기획안을 만들어두면 제작 과정에서 점검이 필요할 때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나는 만들어두었던 제안서를 보완하여 독립서점에 발송할 입고 문의서를 만들 때 활용했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인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독립출판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영화 뉴스레터 ciné-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