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기의 소중한 순간, 모유수유 이야기

프랑스 거리 어디서든, 아기와 나의 작은 모유수유 공간

by Eugene

솔직히 해외에서 가족도 없이 육아하는 거,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즐거움도 많이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저희 아기는 이제 4.5개월, 태어난 날부터 모유만 먹이고 있어요. 자연주의 병원에서 출산해서 그런지 병원에서부터 의사, 간호사, 조산사분들까지 전부 모유수유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더라고요. 덕분에 5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도 매일 같이 아기가 젖을 잘 물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모유수유

근데 솔직히 처음부터 모유수유가 그렇게 쉽진 않더라고요. 아기가 처음 물었을 때는 너무 세게 물어서 상처도 나고, 젖몸살도 오고… 하루하루가 진짜 전쟁 같았어요. 하지만 2주 정도 지나니까, 마법처럼 아기가 젖을 물 때의 고통이 사라지고 너무 편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분유 탈 필요도, 젖병 설거지도 없이 그냥 바로 아기 안고 수유하면 되니까 마음까지 가벼워졌어요.

그리고 그 순간이 육아하면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더라고요. 아기가 제 품에서 조그마한 입으로 오물오물 평온하게 모유 먹는 모습, 작은 손으로 제 옷을 만지작거리는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가슴이 뭉클해지곤 해요.


��외출 준비: 필수품은 수유가림막!

처음엔 병원 방문이나 산책 말고는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는 걸 좀 자제했었어요. 근데 아기 태어난 지 한 달쯤, 남편 생일이어서 레스토랑에 외출했던 걸 시작으로, 두 달 쯤부터는 조금씩 외출을 늘려갔어요. 아기랑 외출하면 기저귀 가방은 항상 터질 듯 무겁죠. 그중에서도 꼭 챙기는 게 있어요—바로 모유수유용 가림막! 이 천 하나만 있으면 프랑스 어디서든 수유가 가능하거든요.


레스토랑에서도, 카페에서도, 공원에서도 아기 밥 먹인다고 신경 쓰는 사람 하나 없고, 오히려 다들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느낌이에요. 한 번은 친구들이랑 식사 자리에서 불편할까 봐 유축한 모유를 젖병에 담아 갔었는데, 레스토랑 직원분께 데워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너무 친절하게 데워주셨어요. 모유에 있는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는 중탕을 해야 하는 게 맞지만, 아마도 전자레인지로 데워준 것 같아요. 매 번 어디 갈 때마다 부탁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전자레인지로 데우기를 원치는 않아서 그 이후로는 그냥 외출 전에 수유하고 나가거나, 가림막 하나 챙겨서 외출하면서도 편하게 수유하고 있어요. 사실 아기와 함께 외출하다 보면 2시간 이상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어디선가 수유할 공간을 찾게 되는데, 프랑스에선 그 공간이 어디든 되니까 정말 편하고 좋아요.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한쪽, 공원 벤치, 카페 구석에서 아기에게 밥을 주는데, 아무도 눈치 주지 않고, 오히려 ‘아기 귀엽다’며 미소 지어주는 분위기라 마음이 따뜻해져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만큼 간편하고 행복한 순간은 없다고 느꼈어요. 분유보다 준비할 것도 없고, 설거지도 없고, 그냥 아기랑 나, 단둘만의 소중한 시간이니까요. 물론 육아하면서 힘든 순간도 많지만, 저는 그 모든 순간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이 바로 아기가 제 품에서 모유 먹는 그 평화로운 순간이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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