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완성한, 우리만의 아기 백일상

작은 식탁 위, 엄마 아빠의 마음만은 풍성했던 날

by Eugene

백일이 다가오자, 마음이 분주해졌어요.

프랑스에는 ‘백일’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아기의 첫 100일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기념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죠.


한국처럼 정식 백일상을 차리고 싶었지만,

여기서는 전통 데코나 백일상 대여를 찾기 어렵더라고요.

고민 끝에 남편과 함께 결심했어요 —

“그럼 우리 손으로, 우리 감성으로, 특별한 백일상을 만들어보자.”


우리는 한국식 전통을 따르면서도, 프랑스의 분위기를 담은, 딱 ‘우리다운 백일상’을 만들기로 했어요.

백일상의 톤과 색감, 전체적인 분위기를 함께 구상하면서 양초 색, 꽃 색상, 올릴 소품 하나하나까지 고심했어요.

작은 디테일에도 정성과 마음을 담고 싶었거든요.



한 코너에는 ‘파리’ 느낌이 물씬 풍기는 데코를 따로 마련했어요.

에펠탑 미니어처, 파리 비스트로 앞에 늘 서 있는 메뉴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셀린이만의 백일상 메뉴도 준비했고요.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인 마카롱,

그리고 세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꺄르네 드 상떼(Carnet de Santé)*도 빠질 수 없었죠.


*Carnet de Santé 는 프랑스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주어지는 평생 건강수첩 이에요. 한국으로 따지면 예방접종 수첩, 영유아 건강검진표, 병원 진료기록 노트를 모두 모아놓은 형태이고 공식적으로는 18세까지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평생 간직한답니다.)



과일 코너는 아빠의 손길이 듬뿍 담겼어요. 임신 중 매일매일 먹었던 과일들 —

파인애플, 미니사과, 골든키위, 망고, 샤인머스캣, 딸기, 바나나까지.

아빠가 장터를 직접 돌며 예쁘고 싱싱한 아이들만 골라왔답니다.

세린이에게 익숙한 맛과 향이었겠죠?


케이크는 엄마의 감성 듬뿍 담긴 3단 케이크!

리본 장식이 귀엽게 올라간 바닐라 케이크에는 산딸기가 가득 들어 있었어요.

비주얼도 완벽했지만, 무엇보다 정말정말 맛있었어요. (물론 가격은… 사악했지만요. )


프랑스 느낌을 더해주는 빵 코너도 빠질 수 없죠.

크로와상, 빵 오 쇼콜라, 바게트를 예쁜 바구니에 담아 백일상의 프렌치 터치를 더했어요.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바로바로… 아빠가 처음으로 만든 백설기!

그리고 이웃 삼촌이 손수 만들어준 팥시루떡이었답니다


사실 떡집에 미리 연락했었는데, 하필 그 주에 사장님이 휴가를 가신다고 해서 포기할 뻔했거든요.

하지만 아빠는 멈추지 않았어요.

밥솥으로 정성껏 만든 백설기, 모양도 맛도 완벽해서 정말 감동이었답니다.

세린이 할머니께서 선물해주신 백일 금반지는 한국에 가면 직접 전해주시기로 해서, 이번에는 프린트한 사진으로 대신 자리를 채워주었어요 :)


배너와 토퍼도 아빠의 손으로 하나하나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책상 위에는 엄마아빠가 셀린이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책들과, 이웃 삼촌이모에게 받은 감성 가득한 책들을 올려두었어요.

마지막 포인트는 구름 모양, 하트 모양의 헬륨 풍선으로 마무리



한국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마음만큼은 그대로 전해진 파리에서의 백일상.

작고 따뜻한 우리 가족의 정성이 가득 담긴 잊지 못할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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