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노의 텐션

더듬더듬 치기 전, 악보에 그려 보는 단계

by 정이나

<사용할 수 있는 텐션> 이것이 오늘 내가 재즈피아노 레슨에서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텐션!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텐션이란 말을 어디서 주워 듣긴 했는데, 그것을 배우는 날이 올 줄이야!


그런데 역시 어렵긴 어렵다. 먼저 CM7 Dm7 Em7 FM7 G7 Am7 Bm7(b5) 를 다 그린 다음에, 두 음의 간격이 온음인지 반음인지 봐서 온음인 음이 '사용할 수 있는 텐션'이라는 것이다. 숙제로 오선지에 F, Bb, Eb 음계를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텐션을 표현하라고 했다.


숙제는 받은 그날 해치우는 습성이 있어서 바로 오선지에 슥슥 그려 나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알고 보니 각 음계에 붙는 플랫 표시를 안했다! 이래서야 CM7이랑 다를 게 뭐란 말인가! 지우개로 다시 지우고 하나씩 수정해 가다 보니까 지우개밥이 건반 위에 떨어진다. 이런 오선지 숙제는 책상에서 해도 되겠지만, 이상하게 피아노 보면대에 팔꿈치를 얹고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몇 달 지나면 보면대가 덜렁덜렁거린다.


이런 이론 숙제를 하다 보면 복잡해서 졸릴 틈이 없지만 이것을 건반에서 치는 연습을 하다 보면, 무척 재미가 '없'어서 계속 하품만 나온다. 졸면서 겨우겨우 숙제를 마쳤다. 물론 다른 숙제도 있다. 그런데 그것들은 그나마 쉬워서 내일 해도 된다. 가장 어려운 숙제를 해치우니 안도감이 들고 좀 나른해진다.


그러고 보니 멀쩡히 악보에 그려져 있는 음을 보지 못하거나, 음표가 없는데 음을 치는 일이 있었다. 앗 이건 뭐지? 있어도 안 보이고, 없어도 보이는 이런 일들이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을 만큼 종종 일어난다. 아마 주의력이 떨어져서 그럴 것이다.


재즈 피아노를 어느 정도 실력으로 키우는 데 오 년쯤 걸린다니, 하루하루, 한달 한달은 빨리 가는데, 오 년은 언제 지나갈런가. 오 년 뒤에는 내가 몇 살인가. 그때 피아노를 칠 기력과 근력과 에너지와 기가 있을 것인가? 쓸데없는 생각은 말고 지금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래도 이렇게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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