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

선배들과 만나다

by 정이나

옛 직장 선배들과 만나서 연말 모임을 가졌다. 직업이 같아서 그런지 몰라도 이야기가 잘 통하고, 선배가 리더십이 있는 분이라 그런지 대화가 편안하고 다채로웠다.


약속 장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부터 시작해서, 직장 이야기, 가족 이야기, 책 이야기, 내년 계획 이야기, 여행 이야기 등 이야기는 누구 하나 독점하거나 소외되는 일 없이 너무도 부드럽게 잘 흘러갔다. 헤어진 뒤에도 더 이야기하지 못해 아쉬울 뿐, 찜찜함이 전혀 남지 않는 즐거운 모임이었다.


사실 친구들과 만날 때도 느끼지 못하는 편안함이었다. 친구들은 직장도 제각각이라 직장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게 될 뿐만 아니라 거의 육아나 자신과 가족의 건강, 삶의 힘든 점 위주로 대화가 흘러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개인 취미나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게 된다.


나는 잠깐 궁금했다. 선배 모임의 공통 화제인 우리들의 직업 이야기가 아무래도 주가 되는데, 선배나 내가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해도 우리의 모임이 여전히 즐거울까?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신속히 나왔다. 바로 "예"이다. 외국식으로 말하자면 우리 관계는 선후배가 아니라, 친구 관계가 될 것이다. 나이나 지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상관없이 FRIEND라고 부른 수 있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서 그렇다. 이 인연을 잘 이어 가야지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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