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필의 의미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중

by 정이나

요즈음 <바이올렛 에버가든>이라는 애니를 보고 있는데, 참 신기한 주제의 애니다. 바로 편지를 대필해 주는 직업을 가진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글을 모르거나, 글솜씨가 없거나 한 사람의 의뢰를 받아서 편지를 써 주는 그 일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 듣는 오디오북 <츠바키 문구점>이라는 소설도 비슷한 주제를 품고 있었다. 편지를 대필해 주는 할머니의 대를 이어 작은 문구점을 운영하면서 연하장이나 조문 편지, 연애편지 등을 대필하는 젊은 아가씨의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는 본격적으로 이 전통적인 직업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글씨를 배우고 쓰는 과정에 대해서도 분위기 있게 묘사하고 있었다.


두 이야기를 읽으며 글을 쓸 줄 모른다면 모를까, 왜 대필이 필요한지 사실 이해가 안 되었다. 남의 글솜씨와 수려한 글씨, 남의 감정에 기대어 쓰여진 대필 편지는 과연 의뢰인이 썼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한 편지에 의뢰인의 감정이 담겼다고 할 수 있을까, 편지를 받은 사람은 대필 편지임을 알고도 반길까... 이런 생각이었다.


거기에 할머니가 답을 이렇게 주었다.


"남의 집에 선물로 들고 가는 과자를 직접 굽지 못하고 가게에서 사 갔다고 해서 정성스런 마음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과자를 일부러 찾아서 사서 가져가는 마음을 생각해 보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성을 표하는 것이 아니냐. 그런 의미에서 편지도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니..."


그렇다. 사람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각기 다르니까 말이다.


그래도, 다른 건 몰라도 편지만큼은 직접 쓴 것이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은 가시질 않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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