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또 조심하자
근육이완진통제 2알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허리를 삔 후 진통제 1알을 먹었는데 효과가 없어서 1알을 더 먹은 게 화근이었다. 아이 입학식날 학부모 간담회에 갔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던 것이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 가다가 제 발에 걸려 넘어지질 않나, 그렇게 들어간 게 남자화장실이질 않나, 한창 설명을 듣는데 갑자기 어지럽질 않나. 되도록 이야길 다 듣고 싶었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서 남편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때만 해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몰랐다. 무슨 지병이라도 생긴 건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한두 시간 후에야 어지러운 증상이 완화되어서 제정신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앗! 혹시 약 때문에?
AI에 물어보니 과연, 어지러움과 멍한 증상이 부작용이었다. 약 포장을 자세히 보니 1회 1정이었고. 난 왜 2정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 거지? 가끔 설사날 때 먹는 지사제의 복용법이랑 혼동한 것 같다. 그건 1회 2정이라서.
집에 와서 허리에 찜질기를 대고 누워서 꾸벅꾸벅 졸았다. 뇌와 근육 상태는 메롱이었지만 약효가 듣는지 허리는 생각보다 빨리 좋아졌다. 그래도 통증은 조금 남아 있었지만. 그렇게 지난 밤에는 12시간을 자 버렸다!
이젠 약 먹을 때 꼭 포장의 용법을 잘 살펴봐야지. 그나마 운전을 안 했기에 망정이지, 그리고 넘어질 때 타격이 적어서 망정이지, 남자화장실에 아무도 없어서 망정이지, 더 골치아파질 뻔했다.
나이들수록 타인의 '이상해 보이는' 행동에 관대해지게 되었다. 그건 나이탓이거나 아파서 그러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나도 그런 경험이 하나씩 생겨나니까. 뭔가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