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기억이 날 살아가게 한다

화이팅!

by 정이나

기획부터 2년이란 시간이 지나 드디어 인쇄 직전인 책을 작업하면서 할 말이 무척 많지만, 누군가의 변심으로 태클이 걸려 또 한 번의 작업을 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다.


그저 살아 있다는 것이 기적이고, 여태까지 큰 탈 없이 살아왔다는 것이 기적이고 행운이다. 일이란 건 원래 이런저런 어려움을 딛고 뛰어넘어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던가. 일뿐만이 아니다. 50년을 바라보는 긴 인생사에 아니 그랬던 적이 - 글쎄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런 어려웠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잊혀진다. 그저 숨을 헐떡이기는 하지만 일일이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좋았던 일들은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렇게 애먹인 책이 출간되었을 때의 보람 같은 것 말이다.


최근에 특히 좋았던 기억은 바로 아이의 고교 졸업과 대학 입학이다. 남들에게 말하다 보면 두꺼운 책 한 권은 나올 거라는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다 삼켜 버리는 좋은 일들이 있어, 오늘도 내일도 즐겁게 살아갈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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