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껍질이 있는 캐슈 제품에 관한 개인적인 이슈

캐슈넛과 캐슈

by 정이나

캐슈넛을 즐겨 먹는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고소한 그 맛의 견과류다. 그런데 '캐슈넛'이라는 이름은 누가 붙인 건지? 사실 영어로 캐슈넛은 캐슈넛이 아니라 '캐슈(Cashew)'라는 걸 알았다. 누군가 '견과'를 뜻하는 'nut'을 붙인 것 같다.


저녁 먹고 나서 후식으로 귤 한 개랑 캐슈넛 4알을 먹는데, 문득 처음 이 캐슈넛 제품을 샀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뽀얀 색의 캐슈넛만 먹어 본 나는 새로 산 캐슈넛 봉지의 입구를 열어 보고는 깜짝 놀랐다.


"어머, 이거 뜯지도 않았는데 안에 곰팡이가 피었어!"


남편이 달려와서 보더니 이건 곰팡이가 아니라 캐슈넛 속껍질이라고 한다. '껍질이 있는 상태로 소금을 뿌려 구운 캐슈넛'이었다. 과연 짭잘하니 맛있긴 한데, 귀찮게 산산이 부서지는 속껍질을 일일이 까 먹어야 한다.


속껍질을 까면서 제품 봉지의 디자인을 살펴본다. 요즘 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보았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참 고급스럽고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번에 또 한 번 깜짝 놀라고 말았다.


"껍질 쨰 로스팅한"


쨰? 앗, 이거 오타로구먼. 띄어쓰기는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에 '쨰'가 들어가는 말이 있던가? 저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쨰'가 있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다. 분명히 아니다. 근데 나는 궁금했다.


저 오타를 담당자는 완제품이 나온 뒤에 알아차렸을까? 아니면 제작된 봉지를 봤을 때 알아차렸을까? 알고도 폐기할 수 없어서 그냥 다음 공정으로 넘겼을까?


담당자가 알아차렸다면 정말 가슴이 철렁했을 것이다. 깐깐한 사람이었다면 저 '쨰' 때문에 봉지를 폐기시켰을지도 모른다. 이런 건 다 내가 출판사 편집자라서 궁금해하는 것이다. 나도 실수로 오자가 있는 책을 낸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남의 일'이니 캐슈넛을 까 먹으면서 그 글자를 계속 감상했다. 요즈음 나는 식사할 때 스크린을 안 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므로 계속 그 캐슈넛 봉지를 앞뒤로 돌려가며 보면서 후식을 다 먹었다.


이 캐슈넛은 껍질 까기가 귀찮긴 하지만 어쩐지 다 까서 나온 캐슈넛보다 자연적인 느낌이 들고, 짭잘해서 더 좋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편이 다른 캐슈넛을 샀다. 껍질이 없는 거다. 선택권이 있다면 다음에는 다시 이 제품을 사고 싶다. 껍질을 까야 해서 그런지 한번에 많이 먹게 되지 않아서 더 좋다. 캐슈넛은 많이 먹으면 살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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