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까 그 안약을 넣었던가?
몇 년째 안구 건조증 안약을 넣고 있다. 6시간마다 1번이니 하루 대강 4회 정도 넣는다.일찍 잘 때는 3번도 넣고. 처음에는 방부제가 들어있는 안약으로, 대략 한 달에 1통을 썼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방부제 없는 일회용 안약으로 바뀌었다.
여태까지는 잘만 썼는데 이상하게도 한 번씩, 내가 점심 때 안약을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헷갈린다. 안약이 1가지면 덜 헷갈릴지도 모르지만, 계절 알러지 약까지 합쳐서 2가지를 넣는데, 그 2가지가 겹칠 땐 30분 간격으로 넣어야 한다. 알러지 안약은 하루 2번 넣는 거고. 게다가 상태가 안 좋으면 그냥 인공눈물까지 넣는다. 그러니 아까 넣은 것 같은 안약이 건조증 약인지, 알러지 약인지, 인공눈물인지, 대개의 경우는 잘 기억하고 있지만, 어떨 때는 알쏭달쏭하다.
양약을 매일 먹어야 하는 남편도 어느 순간부터 헷갈리는지 다이소에서 요일별 약 넣는 통을 사 쓰더니 편리하다고 좋아한다. 그런데 나는 그 정도까지는 필요없고, 그냥 건조증 안약 3개만 따로 챙겨 두면 될 것 같다. 자기전 지퍼백에 건조증 일회용 안약 3개를 넣어 두면, 다음 날 그 안에 든 안약의 수를 보고 알 수 있을 테니까.
방금 작은 지퍼백에 안약 1개를 넣었다. 점심 것은 이미 사용했고, 저녁 것만 있으면 되니까. 지퍼백에 아크릴펜으로 '아침, 점심, 저녁'이라고 써 놓기까지 했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 왠지 그러고 싶었다. 노인 다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이렇게 내 생활을 하나씩 정돈해 나가는 느낌이 꽤 괜찮다.